[온&오프 토론방] Korea를 Corea로 바꾸기-"명분보다 실리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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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의 영어식 국호를 Korea에서 Corea로 바꾸는 문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조선시대 상당 기간 Corea로 불린 것은 사실이지만 Korea로 바뀐 것이 일본의 음모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문적 정설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무엇보다 현재의 국호가 국제적으로 정착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국제회의와 세계 무대에서 한국은 Korea로 불려 왔고, ROK라는 공식 명칭이 널리 알려져 있다. 국호 변경을 적극 제기하고 있는 북한조차 국제사회에서 DPRK를 사용하고 있다.

J로 시작하는 일본의 뒤에 있기에 Korea를 Corea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자격지심이다. 국제 사회에서 일본이 한국에 앞서는 것이 국호 때문인지 반문하고 싶다. 국호를 바꾼다고 한국이 일본을 앞서는 것이라는 심정적 단순논리에 찬성할 수 없다.

국호를 바꾸었을 경우 이에 따르는 엄청난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대기업의 로고를 바꾸는 데에 수천억원대의 돈이 들었다고 한다. 하물며 국호를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일 것이다. 그런 비용이 있다면 먼저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투자해야 한다. 국호를 바꾸는 것이 명분론 이외에 무슨 실리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박철희 외교안보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