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엔 '당청 관계', 야당엔 '국청 관계'...전병헌 정무수석의 국회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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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를 잇달아 만났다. 전 수석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찾아서는 ‘당ㆍ청(黨ㆍ靑)’ 관계를, 야당을 찾아서는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을 강조하는 ‘국ㆍ청(國ㆍ靑)’ 관계를 강조했다. 전 수석은 “오는 16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면 이른 시일 안에 대통령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만나 "당청 간 핫라인 역할" #바른정당서는 "국민 위한다는 목표 같아" #주승용 만나 "야당이란 표현 이상할 정도로 협력 부탁" #자유한국당 찾아 "언제든 경청하고 소통"

전 수석은 이날 가장 먼저(8시 50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전 수석은 “여소야대가 될 수밖에 없는 5당 체제에서 가보지 않을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그 길을 가는 데 있어서 정도(正道)는 협치의 틀을 잘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 내 정당 간 협치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회, 국회와 청와대 간 협치와 소통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답했다.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예방했다. 오종택 기자 .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예방했다. 오종택 기자 .

전 수석은 이후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을 찾았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전 수석의 손을 잡고 대표실로 입장했다.
추 대표가 “정무수석을 통해 당ㆍ청간 긴밀한 소통이 잘 돼 국민 주권 시대를 실현할 수 있는 건전한 동반자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제가 잘하겠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국회의 역할과 협조를 조화롭게 이뤄내기 위해서는 당ㆍ청 간의 긴밀한 화합이 필요하다”며 “민주당과 청와대, 추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서 핫라인 역할을 제대로 해서 당ㆍ청 간 일심동체를 이뤄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전 수석은 친정 방문을 마친 후 야당 방문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른정당이었다. 정양석 원내수석대표가 전 수석이 하고 온 하늘색 넥타이를 보고 “바른정당 색깔에 맞춰서 오셨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 시작됐다.
전 수석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나라와 국민 위한다는 목표는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그 길을 가는데 다른 생각과 방법의 차이를 조율ㆍ협력하는 과정이 협치과정”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바른정당 대표실에서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이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바른정당 대표실에서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이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전 수석은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를 만나서는 ‘국ㆍ청 관계’를 강조했다. 전 수석은 “그동안 당청관계라는 말은 있었으나 국청관계라는 말은 없었다”며 “당청 관계에서 국청(국회와 청와대)관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병헌(오른쪽)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를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05.15.

전병헌(오른쪽)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를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05.15.

국민의당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을 찾아서는 ‘한 식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 대표권한대행이 “야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지만, 그래도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부분은 적극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국민의당과) 여전히 한식구라 생각하고 야당이란 표현이 오히려 이상하게 들릴 정도로 많은 협력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병헌신임 청와대 정무수석과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05.15.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병헌신임 청와대 정무수석과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05.15.

전 수석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자유한국당이었다. 정우택 대표권한대행은 “야당 말을 잘 들으면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귀와 마음을 열고 우리 목소리를 담아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최근 국정교과서 폐지 등을 염두해둔 듯 “몇 가지 지시사항은 우리와 소통을 조금 해주셨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전 수석은 “소통해야 할 일이 있으면 불러주시면 쉽게 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언제든지 와서 경청하고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전 수석은 이날 11시54분이 되어서야 국회 일정을 마쳤다. 전 수석은 “앞으로 소통의 역할을 출실히 해서 청와대와 국회, 국회와 청와대의 국청 관계가 빠르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효성ㆍ백민경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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