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가난한 집 아들은 법대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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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를 보다보면 문뜩 드는 생각이 있다. 왜 가난한 집 아들은 항상 법대생일까? 물론 모든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난한 집 아들이 법대생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많은 경우 장래가 촉망되는 가난한 집 아들은 드라마 속에서 법대생으로 그려지고 있다. 왜그럴까?
먼저 지난 1992년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MBC '아들과 딸'로 거슬로 올라가보자. 당시 '아들과 딸'에서 아들 '귀남'은 이름처럼 귀하게 태어나 부모의 모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다. 그래서일까? 귀남이는 대학 낙방이란 쓴 경험을 하지만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법대생이 된다. 귀남이 자신조차 법학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늘 뇌리를 떠나지 않던 아버지의 다짐 때문에 그는 법대생이 된다.

"사나이 가는 길은 판검사가 최고다. 우리집이야 너 하나가 등불이고 희망이다. 필요한 것 있으면 뭐든지 말해. 이 아버지 그렇게 무능한 사람 아니다. 귀남아!"라고.

그렇다. 그 옛날부터 부모님들에게는 법대생이라는 타이틀이 보다 나은 삶을 상징하는 하나의 상징물로 인식됐다. 가난한 이들에게 법대생 아들은 그들의 희망이자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지난 1997년 방송된 KBS2 '첫사랑'에서도 갖은 수모를 겪으며 절치부심, 복수를 꿈꾸는 찬우(배용준 분)도 법대생으로 등장했다.

가난하지만, 또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있는 자에게 모욕을 당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찬우는 더욱 열심히 법을 공부한다. 사시를 합격하고 나면 그에게도 다른 삶이 펼쳐지고,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물론 찬우는 불구가 된 형의 복수를 위해 사시 2차를 포기하고, 카지노와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사업가(나한일 분)의 밑으로 들어간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MBC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에서도 가난하지만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는 법대생 아들이 나온다.

최고명문 법대생 태경(홍경민 분)은 부자집 딸 은민(이영아 분)과 사랑하게 되면서 여자집의 반대에 부딪힌다. 하지만 그의 법대생이라는 타이틀은 하나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지금은 가난하지만 유도 전망한 젊은이라는 인상이 가난이라는 역경을 이기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데 분명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1986년 많은 인기를 모았던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SBS '사랑과 야망'에도 똑똑하고 야망있는 아들 태준은 사법고시를 통해 자신의 꿈에 한발 다가서는 인물로 나온다. 정치학도지만 사법고시에 패스하면서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성공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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