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론 솔솔..주승용-주호영 회동, "새 지도부 출범 후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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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2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8월 말 이전에 통합 전당대회도 치러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난 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내에선 통합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지만 당 지도부가 구체적인 제안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승용 "안철수 후보도 공감, 8월 말 이전 통합 전대 치렀으면" #박지원은 "지금은 자강할 때, 통합보다는 연대" #국민의당 원내대표 후보군, 바른정당 연대에 긍정적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오종택 기자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러나는 입장에서 개인 의견이지 당의 입장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은 16일 원내대표 선거를 치른 뒤 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그는 또 “안철수 후보에게 선거 때 ‘선거가 끝나면 바른정당과 통합하겠다고 미리 선언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건의도 드렸다”며 “안 후보도 공감을 하시는 분위기였다. 안 후보도 뜻이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 권한대행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꺼내는 근거로 “국민의당과의 정체성이 비슷하고 바른정당에서 13명이 탈당하고 나서는 더더군다나 정체성이 비슷해졌다”며 “60석(국민의당 40석+바른정당 20석) 정도면 국회 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고, 저희들이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당이나 바른정당이나 전체적인 조율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곧바로 박지원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문제는 지금 거론할 때가 아니다”며 “새 지도부 출범 후에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 때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햇볕정책과 제가 걸림돌이 된다면 탈당하겠다고까지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며 “지금은 자강할 때이며 국회에서 연합ㆍ연대는 필요하더라도 통합은 아니라고 믿는다”고 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로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로고.

당 내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냐 통합이냐, 통합한다면 언제쯤이 될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적으로는 국회 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연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바른정당과 함께 한다면 국민의당에 있을 수 없다(한 민주당 출신 인사)”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이날 오후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주승용 권한대행의 방을 찾았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짧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주승용 권한대행)은 개인적 의견이라고 하지만 완전히 개인적 사견은 아니고 상당수 의원들이 그런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서로 통합이나 연대할 필요성은 있고, (각 당) 구성원 중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새 지도부가 다시 들어서고 나서야 그런 논의가 활발하게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당의 새 지도부가 들어서는 다음주 이후 두 당의 합당이나 연대 논의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민의당의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동철ㆍ유성엽ㆍ김관영 의원의 경우 바른정당과의 연대에는 일단 긍정적이다. 김동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은 존립 근거, 존재 이유가 적대적 양당 구도의 청산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통합은 결코 안된다”며 “바른정당은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일단은 정책 연대 수준에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관영 의원은 더 나아가 “통합의 걸림돌이라 얘기됐던 것들이 선거 과정에서 좁혀졌고, 공약도 상당부분 많이 겹친다”며 “상당부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성엽 의원은 “국회 상황에 따라 민주당과도 협치할수 있고,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과도 할수 있다. 꼭 바른정당과만 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며 신중론을 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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