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신문 광고의 역할과 기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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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요즘 신문에 광고가 너무 많다는 독자들의 불평이 잦다. 그도 그럴 것이 불황으로 신문사마다 지면을 줄였으니 광고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이다.

신문에서 광고를 없애면 어떻게 될까?

우선 구독료가 지금보다 곱절 넘게 뛸 것이다. 신문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신문사들이 광고 수익을 감안해 신문값을 생산 원가 밑으로 매겼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독자들이 상품(또는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얻을 수 없어 불편하다는 점이다. 새로 나온 게임 프로그램이나 바겐세일 정보가 궁금하면 기업체와 백화점 등에 일일이 물어봐야 한다.

책이나 영화.공연 정보도 제때 알기 어렵다. 일자리나 일손을 구하는 사람들에겐 광고만큼 절실한 게 없다. 신문 광고는 이렇듯 독자들에게 뉴스 정보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문 광고는 TV와 달리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반복해 볼 수 있다. 또 구독자의 학력과 소득 수준이 높아 광고주 입장에서 신문 구독자는 잠재고객으로서의 가치가 TV 시청자보다 더 크다.

광고의 목적은 일정한 비용을 내고 매체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 정보를 알려 소비자가 그것을 사게 하는 데 있다. 광고는 신문사엔 주요 수입원이고, 독자에겐 상품의 정보원이며, 광고주에겐 상품 홍보의 장이다.

현재 광고의 가장 큰 기능은 소비 촉진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산다. 과거엔 사람들이 필요한 상품을 찾아다녔으나 지금은 상품이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찾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광고의 역기능을 지나칠 수 없다. 충동 구매와 사치를 부추길 수 있고, 허위.과장 광고도 있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신문 광고를 제대로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을까?

신문사에선 광고 내용까지 보증하지는 않으니 비판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선 허위나 과장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 상품 광고라면 다른 제품과 비교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다른 상품과 비교하거나 광고 내용이 사실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개인에겐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럴 땐 한국소비자보호원(www.cpb.or.kr) 등 관련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이용할 만하다. 광고와 상품의 질이 다를 때 소비자단체 등에 이를 고발해 다른 사람의 피해를 막는 것도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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