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보내는 어린이날 깜짝 선물은?

중앙일보

입력

“캄보디아 아이들이 신발을 신고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좋겠어요”

충남대 해외봉사단 오지마을 어린이들 위해 신발 200켤레 보내 #겨울방학 봉사 때 만난 인연... "발에 난 상처 안타까워" 공감대/

충남대 해외봉사단 단원들은 지난달 28일 캄보디아의 한 오지마을에 신발 200켤레를 보냈다. 신발은 어린이날(5일)에 맞춰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캄보디아에는 어린이날이 없지만 한국 아이들처럼 선물을 받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신발을 보냈다고 한다.

충남대 해외봉사단 단원들이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보낼 신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충남대]

충남대 해외봉사단 단원들이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보낼 신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충남대]

해외봉사단은 지난 1월 캄보디아 오지마을인 아하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시엠립에서 비포장길로 3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곳이다. 당시 봉사단원 25명은 보름간 마을에 머물면서 한글교육과 과학·공작교실, 체육교실을 열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현지 주민은 물론 아이들은 신발을 신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신발이 있는 아이들도 행여나 신발이 더러워질까 신지 않고 들고다니기도 했다. 신발을 신지 못해 아이들의 발은 크고 작은 상처 투성이였다.

지난 1월 캄보디아의 한 오지마을에서 충남대 해외봉사단이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 충남대]

지난 1월 캄보디아의 한 오지마을에서 충남대 해외봉사단이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 충남대]

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단원들은 현지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논의했다. 직접 현금을 줄까도 생각했지만 결론은 ‘신발’이었다. 단원들은 지난 4월 충남대 교내에서 열린 꽃길 축제 때 사진촬영과 음료판매를 통해 수익금 100여 만원을 마련했다. 지도교수와 주변 친구들도 십시일반 도왔다.

대전시내의 한 가게에서 신발을 구매한 단원들은 포장과 발송까지 직접 담당했다. 한 푼이라도 줄여야 신발을 한 켤레라도 더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단원들의 뜻을 전해들은 신발가게 사장님도 가격을 깎아줬다고 한다.

충남대 해외봉사단 한상웅(26·무역학과) 대표는 “봉사활동을 하는 내내 아이들이 신발을 신지 못한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신발을 신고 달리고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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