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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점 합작' 오이(오세근-이정현) 콤비...KGC 우승 1승 남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안양 KGC인삼공사 81-72 서울 삼성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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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오세근·이정현) 콤비'가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KGC는 30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에서 00점을 합작한 이정현(16점·어시스트), 오세근(20점·9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81-72로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35·2m3㎝)도 20점을 보탰다.

KGC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날 KGC는 챔프전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4·1m78㎝)를 대신해 마이클 테일러(31·1m88㎝) 긴급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익스는 이날 사복 차림으로 경기장을 방문해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

챔프전을 한창 치르는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건 프로농구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김승기 KGC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테일러는 비자 문제로 일본을 거쳐 다음달 1일 한국에 도착한다. 챔프전 6차전부터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KGC는 5차전을 외국인 선수 한 명(사이먼)으로 치러야했다. 하지만 KGC에는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동갑내기 친구 이정현(30·1m93㎝)과 오세근(30·2m)이 있었다. 사익스가 1차전 이후 빠지면서 둘은 그동안 40분 가까이 경기를 뛰어 체력 소모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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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쿼터부터 오세근과 이정현은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완벽한 호흡에서 나오는 2대1 플레이로 삼성 수비진을 흔드는가 하면 정확한 외곽슛으로 . 양희종(1쿼터 5점)의 지원 사격까지 나오면서 22-14로 점수차를 벌렸다. KGC는 외국인 선수가 2명 뛸 수 있는 2쿼터에서도 '오이 콤비'의 활약과 사이먼의 확률 높은 골밑 슛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다.

삼성은 마이클 크레익(26·1m88㎝)의 무리한 공격에 이은 실책이 잇달아 나오며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크레익은 3쿼터 1분42초를 남기고 골밑 돌파를 시도하다 공격자 파울을 범한 뒤 코트에서 물러났다.

크레익이 나가자 승부는 KGC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문성곤-김민욱 등 벤치 멤버들의 외곽슛까지 더해지며 KGC는 3쿼터를 63-44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 김민욱은 이날 3점슛 2방을 포함, 8점을 올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KGC는 4쿼터에서 선수를 고루 기용하며 주전들의 체력 안배까지 신경쓰는 여유를 부렸다. 삼성은 경기 막판 라틀리프와 이관희의 슛이 살아나며 9점 차까지 점수를 좁혔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KGC는 외국인 선수 1명을 넣고도 승리를 따내며 우승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6차전에 합류할 새 외국인 선수 테일러는 2008-2009시즌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에서 51경기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최근까지 카타르 리그에서 뛰어 경기 감각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기 감독은 "테일러의 득점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2·3쿼터에 뛰어주면 오세근과 이정현의 체력 안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 '크레익 딜레마'에 빠진 삼성은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크레익은 단신 외국인 선수지만 타고난 힘과 저돌적인 공격으로 삼성의 정규시즌 3위와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야투 성공률이 떨어지고, 무리한 공격 시도로 반칙과 실책이 늘어나면서 삼성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이날도 크레익은 8점을 넣는데 그쳤다.

6차전은 다음달 2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안양=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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