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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취업해도…근로자 45%,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하반기(7~12월) 취업자 중 45.2%가 한 달에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이 100만원도 안 되는 근로자도 11.4%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을 25일 발표했다.

2016년 하반기 취업자 산업ㆍ직업별 특성 #농림어업은 월 100만원 미만 비중 절반 육박 #전문과학ㆍ기술서비스업 400만원 이상 35% #과천시, ‘화이트칼라’ 근로자 전체의 70%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는 1968만7000명이다. 월 임금 수준별로 살펴보면 ^100만원 미만 11.4%(224만7000명) ^100만~200만원 미만 33.8%(664만5000명) ^200만~300만 원 미만 26.4%(519만1000명) ^300만~400만원 미만 14.2%(279만3000명) ^400만원 이상 14.3%(281만2000명)로 조사됐다.

월급을 200만원 이상 받는 근로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포인트 늘고, 100만원 미만, 100만~2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 비중은 각각 1%포인트, 1.2%포인트 줄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근로자가 한 달에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생활하고 있는 거로 나타났다.

[자료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산업별로도 임금 수준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전체 중 400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34.6%로 전체 산업 중 가장 컸다. 금융 및 보험업(32.1%),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29.4%)이 뒤를 이었다. 반면 농림어업은 월 100만원 미만 임금 근로자 비중이 47.5%로 가장 컸다. 다음은 숙박 및 음식점업(29.8%),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23.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과 ’숙박 및 음식점업 ‘은 100만원~200만원 미만 비율이 각각 55.3%, 49.2%로 나타났다. 청소용역, 아파트·빌딩 관리인, 식당 근로자 등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이 이들 업종에 몰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취업자 수는 76개의 중분류 산업으로 살펴보면 소매업(자동차 제외)이 229만9000명(8.9%)으로 가장 많았고, 음식업 및 주점업(214만3000명·8.1%), 교육서비스업(186만3000명·7.0%)의 순이었다.

[자료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지역별로는 전남 신안군의 농림어업 취업자 비율이 73.1%, 경남 거제시의 광·제조업 취업자 비율이 46.5%로 가장 높았다. 경기 과천시는 관리자·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와 사무 종사자 비율이 각각 40.3%, 2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른바 ‘화이트칼라’ 근로자가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것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농림어업과 광·제조업 비중이 큰 시군의 고용률은 시 지역 평균 고용률(59.2%)과 군 지역 평균 고용률(66.6%)보다 높은 반면, 관리자·전문가 및 관련종사자, 사무종사자 비중이 큰 시는 전체 시 지역 평균 고용률보다 낮았다”며 “농림어업 등에 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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