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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깨지지 않던 여자마라톤 세계기록 시계, 이제 깨질까.

중앙일보

입력

2017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17분1초로 우승한 케이타니. [사진 런던마라톤 조직위 페이스북]

2017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17분1초로 우승한 케이타니. [사진 런던마라톤 조직위 페이스북]

마리 케이타니(35·케냐)가 역대 여자 마라톤 2위 기록으로 2017 런던 마라톤 우승에 성공했다.

케냐 케이타니, 24일 런던마라톤서 女마라톤 역대 2위 #10년새 5번 깨진 남자마라톤 세계 기록...女는 14년간 뒷걸음

케이타니는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마라톤 여자부에서 42.195km 풀코스를 2시간17분01초에 달렸다. 그는 2시간17분56초를 기록한 트레니시 디바바(에티오피아)를 55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에 성공했다.

이날 케이타니가 낸 기록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2003년 세운 여자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2시간15분25초)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여자 선수가 따로 출발한 대회에서는 최고 기록이다. 케이타니는 지난 2012년엔 2시간18분37초까지 기록을 단축한 적은 있지만 2시간17분대 기록은 처음 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남녀 선수가 함께 출발한 대회와 여자 선수만 따로 출발한 대회 기록을 분류해 공인 기록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IAAF는 "'남자 페이스메이커 없이 수립된 기록을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으로 간주한다"는 새 규칙을 도입하려 했다가 마라톤계에서 '여자 마라톤의 특성과 전통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여 재논의 끝에 이같이 관리하고 있다. 래드클리프가 세계 기록을 세울 때는 남녀가 함께 출발했다.

최근 10년새 남자 마라톤의 세계 최고 기록이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답보 상태였던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 경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생겨났다. 남자 마라톤은 2007년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시간4분26초를 기록한 뒤, 지난 2014년 9월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시간2분대(2시간2분58초)까지 단축해 1분28초나 앞당겼다. 그러나 여자 마라톤은 래드클리프 이후 2시간17분대에 진입한 선수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마라톤의 테렌스 마혼 코치는 "(남자 마라토너들과) 성향의 차이가 있다. 레드클리프처럼 앞으로 치고나서는 것보다 대다수의 여성 선수들은 (다른 주자를) 뒤쫓아서 달리는 성향이 강하다. 또 여자 마라톤은 (남자에 비해) 상금도 많지 않아 동기 부여도 적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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