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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뇨·야간뇨 땐 전립선암 검사 받아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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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호 24면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자영업을 하는 김모(64)씨는 최근 빈뇨, 야간뇨 및 배뇨시 불편감을 느꼈다. 비뇨기과를 방문해 정밀 검사한 결과 전립선암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기다리는 중이다. 김씨처럼 이상증세 발생 시 조기에 비뇨기과를 찾아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경우는 완치의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다행스러운 사례다. 하지만 병이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암 전이로 인한 요통이나 뼈의 통증, 다리가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안타까운 경우들도 있다.

10년 새 급증, 국내 남성 발생률 5위 #병 진행 후 발견 시 생존율 40% #고령화·생활양식 서구화가 원인 #식습관 개선과 조기 발견이 중요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남성에게서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연평균 증가율이 약 13%로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 중 하나로, 2000년대 초반 10만 명당 9.7명에서 2013년에는 26.5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료: 국가암정보센터

자료: 국가암정보센터

전립선암 사망률도 최근 10년 사이 무려 75%가량 증가했고, 5년 생존율 역시 미국(98.9%)이나 캐나다(96%)와 비교할 때 92.3%로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립선암은 서구 선진국에서는 남성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 질환으로, 우리나라도 고령화와 더불어 생활양식의 서구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기에 식생활 습관의 개선과 함께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전립선암 치료법은 적극적 관찰 요법, 국소적 치료(수술, 방사선 치료, 고강도 초음파집속술, 냉동요법 등), 전신적 치료 (호르몬 요법, 차세대 남성호르몬 수용체 억제제, 항암화학요법 등)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적극적 관찰요법은 당장 치료를 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조직 검사 및 전립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통해 면밀히 추적관찰을 하면서 병의 진행이 의심될 경우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 등을 시작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나이와 암의 악성도를 고려해 시행할 수 있다.

대표적 국소적 치료법인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은 전립선을 포함해 정관 및 정낭 등의 주변 조직을 제거한 다음, 요도와 방광을 다시 연결해 주는 수술이다. 상황에 따라 양측 골반 림프절 절제술을 함께 시행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개복 수술이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로봇 수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보다 확대된 시야와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 수술이 신경 보존 및 요도·방광 문합에 보다 유리하며, 출혈과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또한 수술 후 요실금이나 발기력 저하 같은 후유증 회복에 더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들도 보고되고 있다. 다만 비용이 개복 수술에 비해 상당히 많이 든다는 게 흠이다.

국소 전립선암에 대한 또다른 대표적인 치료방법인 방사선치료는 전립선과 주변 골반에 방사선을 직접 쬐거나 전립선 조직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넣어 암세포를 사멸에 이르게 하는 방법이다. 마취 또는 수술에 따른 부작용 위험성이 큰 고령의 환자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또한 수술 후 미세한 암조직 제거 목적으로 시행하거나, 진행된 전립선암에서 암 크기나 통증을 줄이기 위해 시행할 수도 있다. 방사선 치료는 6~8주 정도 소요된다.

마지막으로, 환자 중 약 10%는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 림프절·뼈·폐 등으로 이미 전이 되어있는 상태에서 발견되는데, 이런 경우 호르몬 치료 또는 전신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한다. 호르몬 치료는 대표적 전신 치료 방법으로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남성 호르몬의 생성 또는 기능 자체를 차단함으로써 암의 진행을 늦추거나 막게 된다. 하지만 결국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진행하게 되며, 이 경우 차세대 남성호르몬 차단제나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 전립선암에 대한 대규모 유전체 분석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이에 기반해 환자 개인 또는 암세포의 특성에 맞춰 항암제를 선별해 맞춤형으로 적용하는 정밀의료가 실현된다면 향후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리고 순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병이 진행된 후에 발견될 경우 생존률이 40% 이내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립선암 조기 검진은 혈중 PSA 검사와 직장수지검사로 시행되는데, 50세 이상 중년 남성은 연 1회 이상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40대부터 검진을 받기 시작해야 한다.

조기 발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암 발생을 미리 막는 것이다.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지방함량이 높은 육류의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이 풍부한 토마토, 포도 등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만에 따른 암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에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꾸준히 해 적정 체중을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전성수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비뇨기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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