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암에 걸렸다면 '이것' 챙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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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암환자 2명 중 1명은 질병 관련 고민을 가족에게 말하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이 진행될수록 가족에게 미안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립암센터(박기호 암정책지원과장)는 이 같은 내용의 설문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삼성서울병원(신동욱 교수), 국립정신건강센터(구애진 전문의) 연구팀과 함께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전국 10개 병원에서 2014년에 치료받은 60세 이상 위암·대장암·폐암 환자 439명을 조사했다.

노인 암환자 45% "가족에게 고민 말하기 어려워" #암 진행될수록 "가족에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 #국립암센터, 노인 암환자 삶의 질 평가척도 개발

박기호 과장은 "노인 암 환자들은 대체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의사표현을 할 때 주저하거나 눈치를 보며 심리적 부담감도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노인 암환자의 45%는 "가족에게 질병 고민을 말하고 의사소통하는 문제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노인 암환자가 느끼는 심적 부담(복수 응답)은 '인생의 목적에 대한 고민'이 40%로 가장 많았고, '가족에게 짐이 될까 하는 걱정'(30%)이 그다음이었다.

이외에도 '주변 사람들에 대한 걱정'(25%),'미래에 대한 불안'(25%), '거동장애'(20%), '관절 경직 문제'(15%)를 불편으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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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인 암환자는 암 진행 단계가 높을수록 가족에게 미안함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과장은 "암 1·2기인 노인 환자보다 3·4기로 악화한 환자일수록 본인을 간병하는 가족이 자신 때문에 힘들지는 않은지 걱정하고 미안해했다"고 말했다. 또 암환자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불편할수록 삶의 목적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암은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2020년엔 전체 암 환자 중 65세 이상이 3분의 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설문은 '노인 암환자 삶의 질 평가척도'를 개발하기 위한 기초 자료 수집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박 과장은 “그동안 노인 암환자를 향한 관심이 부족해 이들의 삶의 질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노인 암환자의 가족이나 간병인은 환자의 심리적·정서적 특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노인종양학회지(Journal of Geriatric Oncology)』최신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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