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4월 위기설 팽배 #트럼프 강경입장 유지 #전쟁 일어나면 중국 개입할까? #중국 관변학자 입장, ‘반대’ #“참전 조약은 ‘의미’일뿐 구속력 없어” #中, 자국의 전략적 이익이 더 중요 #역사상 한반도 전쟁 개입하면 낭패 봐
더욱더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 시진핑 중국 주석은 과연 지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중국은 과연 군사 개입을 할 것인가?
전쟁 발발하게 되면 시선은 중국으로 향하게 되어있다. 중국의 참전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은 1961년 7월 ‘북·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중국과 체결하면서 제2조에 자동개입 조항을 넣었다. 북한이 무력 침공을 받음으로써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면 중국이 모든 힘을 다해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중국이 이 조항을 지킬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 덩샤오핑은 198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에게 그 문제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덩샤오핑: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다.
김정일은 평양에 돌아오자마자 곧 바로 열린 노동당 제6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중국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이제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자취를 감췄다. 존재하는 것은 수정주의뿐이다. 중국이 4대 현대화(농업, 공업, 국방, 과학기술)도 수정주의 이외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덩샤오핑은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로 인해 장래 중국의 운명이 위협받는 사태가 일어나지 말아야 할 텐데…”라며 개탄했다. 당시 김정일의 나이는 41살이었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난 지금 시진핑이 철부지 김정은 때문에 덩샤오핑의 고민을 되풀이하고 있다. ‘꼬리가 개를 흔드는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관변학자들은 한반도 전쟁에 중국의 참전을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교수는 “한반도 전쟁에 중국의 참전은 명백한 착오다. 6.25 전쟁에 참전함으써 대만 통일 기회를 상실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한반도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대학 판중잉 교수도 “북한 핵문제가 중·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해 조약을 사실상 무효화했다”면서 “조약은 단지 ‘의미’로만 존재할 뿐 충돌이나 전쟁 발생 시 중국이 군사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안전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중국은 설혹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 하더라도 과거 6.25 전쟁처럼 북한에 군사 지원을 하는 등 무조건 100% 개입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 동북 3성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면밀히 판단한 뒤 개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에 사전 통보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한다면 중국은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중국 전문가들도 북한의 태도가 중국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이 한성렬 부상의 말대로 미국의 선제타격에 전쟁으로 맞대응해 전쟁이 확산되면 군인의 참전보다 먼저 미사일만으로 주한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가운데 사드 배치 장소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 한반도는 미·중의 전면전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북한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중국도 피해가 만만치 않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한반도 전쟁에 개입해 낭패를 본 적이 많았다. 수나라, 당나라 등 나라가 휘청하기도 했다. 시진핑이 두려운 점이 바로 이것이다.
글=고수석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