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9세 전에 완성돼...초등 입학 전 정밀검사 받아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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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이진서(8·가명)군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새학기가 시작된지 한달여 만에 눈의 불편함을 느꼈다. 반에서 뒷자리 쪽에 앉는 데 요즘들어 칠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눈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시력이 한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학습량이 늘어나는 새 학기에는 시력 관리가 필수다.

눈 건강과 시력 발달은 아이의 학습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첫 시력 검사를 하는 아이가 많다. 그러나 실제 시지각(시각 감각 기관에 따른 지각) 능력은 생후 급격히 발달해 점차 그 속도가 느려진다. 8-9세 무렵이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눈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약시, 어린이 100명 중 4명 꼴로 나타나

특히 시력이나 눈에 선천적인 문제가 있을 사람이라면 발견이 늦을수록 시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들은 시력이 좋지 않더라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부모에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재 상태에 익숙해져 시력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상을 느끼더라도 증상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굴절 이상이 심한 경우 시력 발달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굴절 이상이란 빛이 시신경 및 망막에 정확히 초점을 맺지 못해 물체가 흐려 보이는 증상이다. 주로 약시라고 부른다. 약시는 어린이 100명 중 3~4명에게 발견되는 흔한 안질환이지만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많다. 주기적으로 안과에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한 쪽 눈의 시력만 나쁜 굴절부등약시일 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더욱 어렵다. 굴절부등약시는 눈에 구조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한쪽 눈에만 굴절 이상이 심해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한다.

사시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면 발견 어려워 주의

사물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나 얼굴을 옆으로 돌려볼 때는 사시일 가능성이 크다. 소아 사시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시기능뿐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시는 안구의 방향과 운동을 지배하는 근육의 균형이 맞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다. 신경 이상, 눈의 해부학적 구조 이상 때문에 생길 수 있다.

특히 간헐외사시는 국내 소아 사시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다.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피곤하거나 졸릴 때처럼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간헐적으로 눈이 바깥쪽으로 향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눈 건강을 해치는 데는 근거리 작업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유아기부터 TV·컴퓨터·스마트폰 등 장시간 IT 기기에 노출되면서 근시 발병이 늘었다. 아이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볼 때는 너무 가까이서 보지 않도록 한다. 1시간을 본 후에는 반드시 5~10분 정도는 먼 곳을 응시하며 휴식을 취하도록 해준다. 밤에 TV나 조명을 켜 놓은 상태로 잠이 들면 빛 자극 때문에 눈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근시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팁. 우리 아이 눈 건강 체크리스트

-눈을 자주 비비거나 깜빡인다.
-이유 없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잘 넘어지거나 야맹증이 있다.
-고개를 자꾸 기울이거나 옆으로 돌려서 본다.
-책이나 TV를 볼 때 눈을 찡그리거나 가까이에서 보려고 한다.
-안질환 가족력이 있다.
-불빛이나 햇빛 아래에서 눈을 잘 뜨지 못한다.
-일정한 곳을 주시하지 못하고 고정이 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항목 중 1~2개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안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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