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들어 12번째 난수 방송 '새로운 내용'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태양절)을 하루 앞둔 14일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새로운 내용의 난수 방송을 내보냈다.

평양방송 아나운서는 이날 오전 1시 15분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정보기술기초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며 "823페이지 69번, 467페이지 92번…" 등 10분가량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

이날 아나운서가 낭독한 숫자는 이전에 방송된 적 없는 새로운 조합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난수 방송은 지난 9일 이후 닷새 만이다.

이번 방송은 올해 들어 12번째 북한의 난수 방송으로 북한은 지난해 6월 24일 이후부터 총 32차례 방송을 내보냈다.

북한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 방송을 중단했으나 16년만인 지난해 6월 재개해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난수 방송은 숫자나 문자, 단어 등의 나열을 조합한 난수 및 모스 부호 등을 이용한 메시지를 송신하는 알 수 없는 단파 방송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난수 방송에 쓰이는 암호는 암호화가 되어있으며 암호의 규칙성이 전혀 없으므로 해당 송수신자 외에는 해독할 수 없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북한 공작원 출신들에게 난수 방송 재개에 관해 물으니 북한이 신규 남파공작원을 파견했고 이 공작원들을 대상으로 난수 방송을 재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인터넷을 통한 스테가노그래피 기술은 국정원에 많이 알려졌고 해킹에도 취약해 암호 해독방법을 알기 어려운 숫자 방식을 이용했다는 것이 하 의원의 설명이다.

하 의원은 "북한은 한국 현지인 간첩의 경우 난수 방송을 하는 것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진단"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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