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 10년 뒤에는 무용지물 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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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워첼 맥킨지글로벌연구소장.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조너선 워첼 맥킨지글로벌연구소장.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기술 수준으로만 보면 지금 당장도 일자리 50%, 2050년이면 100%를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 기술투자 비용보다 인건비가 싼 업종을 고려해도 2050년이면 지금 일자리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이다."

워첼 맥킨지글로벌연구소장 #2050년 인간 일자리 100% 기계 대체 가능 #대면 접촉이 적은 일부 전문직과 사무직 #빠르게 진화중인 AI로 대체될 가능성 커 #청소 등 일부 저임금 직종은 전환 늦을 것 #디지털화 수준 따라 기업 양극화 심해져 #직업훈련 등 교육제도 개선이 우선과제

조너선 워첼 맥킨지글로벌연구소장이 기술 혁신과 4차 산업혁명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산업과 일자리 구조가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 시대 - 자동화, 일자리, 그리고 직업의 미래' 조찬 강연회에 참석해 "대전환기의 산업·일자리 변화에 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술 혁신은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혔다. 과거에는 인구증가가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주도했지만, 고령화 추세로 앞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워첼 소장은 "기술력 같은 '총요소생산성' 증가가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며 "기술 혁신과 디지털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워첼 소장은 “2000여 개 직업의 직무와 기술력을 조사한 결과 현재 직업 가운데 5%는 100% 디지털화가 가능하고, 60%는 30% 정도 디지털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 같은 일부 저임금 직종은 자동화 비용보다 저숙련 근로자 인건비가 싸다는 경제성 측면 때문에 오히려 전환이 늦춰질 수 있다"며 "연봉은 높은데 대면 접촉이 적은 일부 전문직과 사무직은 빠르게 진화중인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디지털화 수준에 따라 기업 간 양극화도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화 수준 상위 10% 기업이 전체 기업이익의 45~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디지털화에 앞선 기업이 혜택과 이윤을 독식하면서 기업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화에 앞선 기업 종사자의 임금 상승률이 그렇지 않은 기업 종사자보다 훨씬 높다”며 "이런 흐름에 뒤처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과제로는 교육제도 개선을 꼽았다. 특히 직업훈련 투자를 강조했다. 워첼 소장은 "기술의 진화속도를 봤을 때 지금 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10년 뒤에는 무용지물이 되고 산업 일선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 없게 된다"며 "직업훈련을 통해 산업과 교육을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a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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