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골밑 지배 ‘75% 확률’ 잡은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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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전광석화처럼 상대 코트로 넘어가 골밑 슛을 넣는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28·1m99cm·사진)는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에서 코트의 지배자였다.

4강 PO 1차전서 오리온에 완승 #삼성, 챔프전 진출 가능성 높아져

삼성이 1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 1차전에서 오리온을 78-61로 눌렀다. 4강 PO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은 75%(40회 중 30회)다. 정규리그에서 2승4패로 오리온에 밀렸던 삼성이지만, 8년 만에 진출한 4강 PO에서는 기선을 제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라틀리프가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35경기 연속 ‘더블 더블(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중 두 부문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기록했던 라틀리프는 이날도 33점·19리바운드로 또 ‘더블 더블’을 했다.

경기 전부터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라틀리프는 지쳐도 잘 뛴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오리온은 라틀리프를 막기 위해 애런 헤인즈(36)와 이승현(24) 두 명을 붙이는 협력수비를 구사했다. 하지만 라틀리프는 거침이 없었다. 골밑에만 서면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훅슛, 앨리웁슛, 덩크슛 등 다양한 슛을 구사했다. 3쿼터 중반엔 골밑에서 10점 연속득점을 했다. 이날 라틀리프의 슛 성공률은 75%(20개 중 15개 성공)였다. 팀 리바운드에서도 라틀리프를 앞세운 삼성이 42-27로 크게 앞섰다.

라틀리프는 “오리온의 협력수비를 예상하고 집에서 비디오를 보면서 분석하고 준비했다”며 “1차전처럼 하면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13점을 넣은 삼성 임동섭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꾸준하게 잘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우리들도 (라틀리프가) 놀랍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전 경기(54경기)를 뛰고,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벌써 6경기째 뛴 라틀리프는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 더 뛰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2차전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고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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