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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가르시아, 연장 끝 마스터스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가 74경기 만에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었다.  

9언더파 동타로 저스틴 로즈와 연장 승부 #연장 첫 홀 버디로 74번 메이저 대회 만에 우승

가르시아는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9언더파를 기록했다.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도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9언더파 동타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가르시아는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 보기를 적은 로즈를 따돌리고 그린 재킷을 입었다.

가르시아는 PGA투어 통산 10승째를 챙겼다. 가르시아는 그 동안 타이거 우즈(미국)의 대항마로 꼽혔지만 ‘메이저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4번(디오픈, PGA챔피언십 각 2번)이나 했다. 특히 2007년 디오픈에서는 연장전에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패한 기억이 있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10일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징크스'를 깨고 정상에 올랐다. [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10일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징크스'를 깨고 정상에 올랐다. [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가르시아는 자신의 발목을 잡은 연장전에서 ‘메이저 징크스’를 털어냈다. 자신의 메이저 74번째 경기였다. 가르시아는 연장 첫 홀에서 티샷을 잘 보냈고, 세컨드 샷을 핀 4m 거리에 떨어트려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로즈가 티샷을 우측 숲으로 보냈고, 레이업을 해야 했기에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가르시아는 로즈가 보기를 기록한 것을 보고 퍼터를 잡았다. 가르시아는 내리막 4m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우승을 확정한 가르시아는 약혼자를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훔쳤다.

챔피언 조에서 6언더파로 나란히 출발한 로즈와 가르시아는 매치플레이 같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쳤다. 가르시아가 1번과 3번 홀에서 먼저 버디를 낚으며 앞서 나갔다. 하지만 5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로즈가 6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신바람을 내며 공동 선두로 다시 올라섰다.

팽팽했던 흐름은 후반 초반에 깨졌다. 가르시아는 10번과 11번 홀 연속 보기를 적어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막판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시작은 파워풀한 드라이버 샷이었다. 가르시아는 14번 홀 티샷을 305야드나 보냈다. 그리고 아이언으로 잘 붙여 1.8m 버디를 낚았다. 둘의 타수는 1타로 줄었다.

마지막 파5인 15번 홀에서 가르시아의 드라이버는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드라이버로 330야드를 보낸 가르시아는 192야드를 남겨두고 아이언으로 2온을 시도했다. 핀을 강타할 정도로 정교했던 세컨드 샷이 그린에 떨어지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핀까지 거리는 4.2m로 충분히 이글이 가능한 거리였다. 신중하게 라인을 살핀 가르시아는 이글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며 포효했다. 자신의 마스터스 452홀 만에 나온 첫 이글이었다. 또 1994년 이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후반 9홀에서 나온 23년 만에 나온 짜릿한 이글이기도 했다.

로즈도 밀리지 않았다. 15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9언더파 동타를 만들었다. 16번 홀에서 둘 다 티샷을 핀에 잘 붙였다. 3m 안쪽이었지만 거리가 조금 더 멀었던 로즈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압박감을 느낀 가르시아는 2m도 되지 않는 버디를 놓쳤다. 퍼트가 조금 약했다.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준우승 징크스’가 있는 가르시아의 가슴이 더 요동치는 듯했다.

하지만 가르시아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로즈는 17번 홀에서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졌고, 2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었다. 가르시아는 버디 기회를 다시 잡았지만 이번에도 짧아서 성공시키지 못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둘은 환상적인 아이언으로 버디 기회를 잡았다. 3m 안쪽이었지만 둘의 퍼트는 우측으로 살짝 빗나가 결국 연장전 승부를 벌였다.

찰 슈워첼(남아공)이 4타를 줄여 6언더파 3위를 차지했다. 매트 쿠차(미국)와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5언더파 공동 4위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겨냥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1언더파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은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엮어 2타를 줄여 5오버파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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