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30여명에게 줄 연구 인건비 빼돌려 4억원 챙긴 국립대 교수 6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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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 협력 연구과제를 수하면서 받은 연구비 4억여원을 빼돌린 국립대 교수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빼돌린 연구비는 대부분 학생에게 줄 인건비였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상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인천대 공과대학 A교수(54) 등 교수 6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교수 등은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 등에서 주관한 산학협력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지원받은 연구비 4억8000여만원을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대 공과대학 교수 6명 경찰에 체포 #학생들 연구참여한듯 속여 4억원 빼돌려

 이들은 연구과제 수행할 경우 연구비 금액, 학생 참여 수 등을 담당 교수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학생이 참여한 것처럼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해 연구비를 타냈다.

또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연구수행 활동비를 줬다가 일부를 되돌려 받기도 했다.

A교수는 이 같은 방법으로 4억원을 빼돌렸다. 피해 학생만 30명에 달한다. 빼돌린 돈은 자신의 신용카드 대금을 납부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교수들은 1000만~2000만원을 각각 빼돌렸다.  

피해 학생들은 대부분 연구수행 관련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신입생들이었다. 학생들은 연구비가 나오는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6명의 교수가 빼돌린 수법이 비슷해 그동안 관례로 해 온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학과와 학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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