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대책,시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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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원고를 극복하고 세계경제의 동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원화 환율이 7백원 시대로 접어들고 세계 금융·자본시장의 동요와 함께 세계경제가 크게 흔들리자 정책당국은 당황하는 빛이고,업계는 불안한 빛이 역력하다.
이럴때 일수록 정부는 신속하고 다각적인 단기 대응책은 물론 중장기 대응책을 세워 치밀하게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업계는 불안심리를 떨쳐버리고 사업·투자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민관경제협조체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정책의 기민성이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런 때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여건과 상황은 충분히 불안심리를 확산시킬만 하다.
당분간 원고 시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아 별 틀림이 없다.
세계적 달러약세 추이, 국제수지혹자확대, 경쟁국 통화절상 속도, 미국의 통화압력등을 감안할때 원화의 대달러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이다. 우리는 원고 현상의 긍정적 측면을 수용하기 보다는 부정적 측면을 경계해야하는 처지에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세계 주식시장의 진동과 달러시세의 폭락으로 세계경기 전망이 어둡고 특히 미국 경기는 후퇴의 가능성이 많다. 미국경제회복과 세계경제 균형을 위해서는 미국· 일본·서독등 선진국들의 협조체제에 기대할 수 밖에 없으나 확실한 전망이 안선다.
이런 여건 속에 노사분규에 따른 고임등 부담을 안고 있는 민간경제는 원고로 더욱 짐이 무거워졌다. 내년엔 과연 노사관계가 조용할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성장· 고용· 국제수지·투자등 우리경제의 전망 또한 불안하게 생각하거나 불투명하게 여길만한 요인들이 많다.
정부는 곧 종합경제대책을 세워 발표할 모양이지만 업계는 이에 앞서 어려운 국면을 넘기기위한 업계대로의 요구도 있다.
정부대책은 단기적으로는 원고를 극복하기위한 상품의 국제경쟁력제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 개편에 중점을 두도록 강조하고 싶다.
우리의 수출이 계속적인 수출지원책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일 수 있었던 것은 업계의 힘겨운 자구노력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제 이대로는 한계에 이르렀고 환율 7백원대에는 가격경쟁력 의존적 수출이 결정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수출의 GNP기여도가 45%라는 점을 새삼 거론안해도 과다외자등을 생각할 때 수출은 지속적 신장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 유지에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내년 수출도 잠담할수는 없는 형편이다.
지금까지와 같은 통화의 안정관리에만 몰두하다 보면 수출이 희생될 수도 있을 젓이다.
금융·세제에서, 그리고 부대비용 경감등 정책에서 신축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원고를 공정적으로 이용하는 중장기 대책으로 산업구조 개편노력을 지금부터 본격화해야 한다.
미일 선진국들이 통화조정기를 산업구조 개편기로 삼았던 것을 교훈으로 삼을 수 있으며 우리를 추격하는 후발개도국도 외면할 수 없다. 수출산업의 고도화에 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해외생산확대등도 도모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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