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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살리려고 온몸으로 폭탄 막은 엄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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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리나 추모 글과 그가 만든 인형사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리나 추모 글과 그가 만든 인형사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러시아 지하철 폭탄테러 때 딸을 위해 인간방패가 된 어머니의 사연이 보도됐다. 러시아의 유명 인형 제작업자인 이리나 메디안체바(50)의 이야기다. 5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당시 이리나는 딸 옐레나(29) 벨리키 노브고로드시로 가던 중이었다. 소화기로 위장한 폭탄은 ‘센나야 광장’역을 지날 때 터졌다. 그 순간 이리나는 자기 몸으로 딸을 감쌌다. 딸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폭탄을 막은 것.

러시아 경찰이 확인한 결과 소화기 폭탄 장치에는 각종 철물, 유리 조각, 쇠 구슬이 잔뜩 담겨 있었다. 심각한 상처를 입은 이리나는 병원으로 이송 중 앰뷸런스에서 숨졌고, 엄마의 희생으로 목숨을 건진 딸 옐레나는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리나의 남편이자 옐레나의 아버지인 알렉산드르 메디안체바는 “딸의 눈앞에서 엄마가 죽었고, 나는 사랑하는 부인을 잃었다”며 통곡했다. 이리나의 한 친척은 “당신이 만든 모든 인형이 당신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그가 만든 인형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역에서 폭발물이 터져 14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쳤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태를 즉각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출생한 러시아 국적자 아크바리욘 자릴로프(22)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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