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보다 1000만 배 강해져 … 특정인 반대 위한 연대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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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4일 대전에서 열린 대전·충청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왼쪽부터 손학규·안철수 후보, 박지원 대표, 박주선 후보. [사진 박종근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4일 대전에서 열린 대전·충청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왼쪽부터 손학규·안철수 후보, 박지원 대표, 박주선 후보. [사진 박종근 기자]

4일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로 최종 선출된 안철수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2012년보다 백만 배 천만 배 강해졌다”며 “이번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수락연설을 위해 연단 위로 오르면서 양복 재킷을 벗어던졌다. 연설 직전엔 와이셔츠 소매를 팔꿈치 가까이로 걷어 올렸다. ‘강철수’로의 변신을 극대화하는 퍼포먼스였다. 그리고 과거엔 없던 ‘샤우팅 화법’으로 연설을 했다. 압도적 득표율(누적득표율 75%)로 1위를 차지한 그는 “압도적 대선 승리로 오늘의 선택에 보답하겠다” “더 좋은 정권 교체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설문 한 줄 한 줄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경쟁심이 배어 있었다.

안철수 후보 수락연설 #재킷 벗고 셔츠 소매 걷고 연단 올라 #손학규 “모든 것 바쳐 함께하겠다”

그는 “겨울이 와서 봄이 오는 것이 아니다. 봄이 와서 겨울이 물러나는 것”이라며 “안철수의 시간이 오니 문재인의 시간이 가고 있다. 국민 통합의 시간이 오니 패권의 시간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편가르기를 끝장내야 미래로 갈 수 있다”며 “분열주의·패권주의로는 나라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평소 문 후보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상속자’로 평가했던 안 후보는 “상속받은 사람이 아니라 자수성가한 사람이 성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문 후보가 “저와 안 후보의 양자 구도는 안 후보가 적폐세력과 연대한다는 의미”라고 말한 것을 의식한 듯 그는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 탄핵 반대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연대,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특히 “힘을 모아 주시겠습니까, 여러분” “오직 국민만 믿고 당당하게 승리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자세도 보였다. “반드시 기필코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대목에선 감격스러운 듯 눈시울도 살짝 붉혔다.

안 후보와 경쟁하며 끝까지 완주한 손학규·박주선 후보는 승복의 뜻을 밝혔다. 손 후보는 청중을 향해 “여러분, 너무하셨다. 손학규에게도 표를 좀 주시지, 20%도 안 된다는 게 무슨 말이냐”는 농담까지 건넨 뒤 “이제 마음껏 안 후보를 지지하고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 저 손학규의 한을 풀어 주셔야 한다. 저도 모든 것을 바쳐서 함께 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도 “안철수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를 바꾸는 그 순간을 맞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문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뒤져 있는 안 후보이지만 기자회견에선 “남은 30여 일 동안 조선왕조 500년간 일어날 모든 일이 다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선을 문재인 대 안철수 대결로 규정했는데.
“시대정신과 역사의 흐름을 믿는다. 정권 교체는 이미 확정됐다. 이제 두 사람의 인물과 정책 대결이 될 거다. 저는 자신 있다.”
연대불가론을 주장했는데 대선 후 국정 운영은 어떻게 가능한가.
“두 후보 중에 누가 협치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계파주의에 매몰돼 있으면 협력하기 힘들다.” 

대전=박유미·안효성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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