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의혹' 스페인 엘덴세 회장 "배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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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세군다B(3부)의 엘덴세가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엘덴세는 지난 2일 바르셀로나B팀과 치른 2016-2017 스페인 프로축구 세군다B 32라운드 경기에서 무려 0-12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엘덴세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4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문제는 이날 경기 후 엘덴세의 공격수 체이크 사드가 스페인 라디오 방송인 RAC1과 인터뷰에서 "우리 팀에 선수 4명이 승부조작에 연루됐다"고 발언한 것이었다. 사드는 "내가 선발로 출전할 예정이었는데 막판에 명단에서 빠졌다. 그들은 이 경기의 승부가 조작됐다고 말했고, 출전한 선수들에게 골을 넣지 말라고 말했다"면서 "선수들과 감독 모두 승부조작을 알고 있었다. 가능하게 되면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의) 이름을 밝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프리메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 측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하비에르 타바스 프리메라리가 회장은 "해당 경기에서 승부조작 가능성이 제기돼 조사하기로 했다"면서 "엘덴세 이사회가 당시 경기의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패배로 4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엘덴세는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참가하지 않기로 정했다.

엘덴세는 해당 경기뿐 아니라 이전에 치른 경기 중에서도 승부조작 의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비드 아귈라 엘덴세 회장은 스페인 매체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상한 선수 선발 라인업 때문에 최근 2~3주동안 의심을 받아왔다. 이에 구단 이사회는 팀을 운영해오던 이탈리아 투자회사의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중국에 근거지를 둔 국제적인 베팅 연결고리가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타바스 회장은 "엘덴세의 이탈리아 투자그룹도 이번 사건과 연관이 돼 승부조작 의혹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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