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에쓰-오일 인수 나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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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cellpadding="0" cellspacing="0" border="0"><TR><TD colspan="2" valign=top style="line-height:20px;">롯데그룹의 에쓰-오일 인수설이 증권가에 나돌면서 그 진위 여부에 정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 및 정유업계에서 롯데그룹이 에쓰-오일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에쓰-오일 인수설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일각에서 제기됐으며 최근 롯데쇼핑 상장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에쓰-오일 인수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점은 작년에 석유화학 계열사 1조4천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8월에는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이 인천정유 매각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가 중도하차했지만 결국 그룹차원에서 정유업종 진출을 의중에 두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이후 최근 롯데쇼핑이 상장과 더불어 올해 4조원 안팎의 가용 유동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에쓰-오일 인수설이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이다.

에쓰-오일 임직원들은 이에 따라 혹시라도 있을 롯데와 아람코와의 지분 매각 협상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일단 아람코가 보유 지분을 롯데에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아람코의 무스타파 잘랄리 부사장이 2004년 12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에쓰-오일에 투자한 지분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고, 고유가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공급처 유지 및 투자 고수익 창출을 감안하면 아람코가 지분율 35%의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지는 않을거라는 판단에서다.

에쓰-오일 임직원들은 대신 롯데가 현재 28.5%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아람코와 동등한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양측의 협상 여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자사주는 1999년에 쌍용양회가 경영난으로 인해 지분을 철수하면서 에쓰-오일에 9천억원에 매각한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아람코가 처분권을 쥐고 있다.

에쓰 오일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에 롯데가 아람코와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든 결정은 아람코가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확한 상황을 전혀 파악할 수가 없다"며 "만일 지분 인수가 성사된다면 50대 50의 공동 경영권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롯데그룹측은 에쓰-오일 지분 인수 시도에 대해 "지난해 에쓰-오일측이 우리뿐 아니라 여러업체와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현재로서는 우리와 특별한게 없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을 뿐이다.

아울러 1991년 쌍용정유 재직 당시 아람코로부터 투자유치를 성사시켜 현재의 에쓰-오일을 일궈낸 장본인인 김선동 회장의 행보도 롯데의 지분 인수시도 여부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 회장은 2002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된 뒤 CEO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까지도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아람코를 비롯한 사우디의 석유산업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 롯데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자사의 이해를 대변하는 새로운 인물을 경영 전면에 내세울게 확실시되기 때문에 향후 거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의 산파나 마찬가지인 김 회장과 주변의 핵심 인사들이 아람코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롯데의 지분 인수 시도를 견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TD></TR></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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