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용공의 짓" 상지대 교수 글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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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상지대학교 제약공학과 교수가 “세월호 사건은 세계 최대 부패세력인 한국 용공이 북한과 손잡고 일으킨 대형사건”이라고 주장한 글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23일 학교 홈페이지 열린광장 게시판에 ‘세월호 인양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세월호 침몰을 전교조의 기획이란 주장을 펼쳤다. 또 야권 후보들을 종북ㆍ용공으로 규정하고 촛불집회도 종북세력이 기획한 것으로 몰았다.


논란이 커지자 박 교수는 이 글을 삭제하고 28일 ‘명예훼손이 되기 위해서는’이란 새로운 글을 올렸다. 그는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전교조 단어는 세 번 나왔고, 특정 사람을 지칭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명예훼손을 기도하지 않았다. 단원고니까 전교조란 단어도 따라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같은 날 박 교수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관련 기사를 보고 박 교수에게 직접 전화해 글을 쓴 근거를 묻자 인터넷에 떠도는 단원고 교사 사칭 글, 가짜뉴스, 유튜브 영상, ‘민노총과 전교조가 종북세력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니냐’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송 대변인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살마이라면 믿지 않을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을 근거로 대학교수가 이런 주장을 펼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상지대 총학생회도 성명을 내고 “박 교수는 해당 글로 인해 상처받은 유가족과 국민, 상지대 구성원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박 교수는 상지대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사학비리 전과자인 김문기씨를 비호하고 학교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교수 중 한 명”이라며 “이런 행보를 걸어온 박 교수의 세월호와 촛불 및 정치적인 발언과 관련해 상지대 학생들은 일말의 연관성도 없는 교수 개인 의견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화의 성지라 불리는 상지대에서 박 교수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온 국민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세월호 사건에 대한 근거 없는 모욕과 민주시민 의식이 고취된 촛불에 대한 모독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지대 교수협의회도 박 교수가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원주경찰서는 박 교수가 대선 주자를 비하한 글의 내용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내고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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