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온 알레르기 비염…내 증상에 맞는 치료법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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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따뜻해진 날씨가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이 있다.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환자다. 알레르기 비염은 가장 흔한 알레르기 질환이다. 특히 봄에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꽃가루를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진행 정도에 따라 증상이 조금 다르다. 초기에는 코가 가렵고 콧물이 난다. 부교감신경의 영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고 만성화될수록 교감신경의 영향을 받아 코가 막히는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같은 알레르기 비염이라도 증상에 따라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근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김민희·최인화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알레르기 비염 증상과 자율신경계의 관련성을 밝혔다.


연구팀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 32명을 증상의 정도와 유병 기간에 따라 분류하고, 알레르기 비염이 없는 32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그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거나 가끔 나타나는 비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교감신경 반응은 낮고 부교감신경 반응이 높았다. 반면, 중증이거나 지속적으로 비염을 앓는 환자는 정상인과 비슷한 자율신경계 반응을 보였다.


김민희 교수는 “증상이 심해질수록 코 막힘과 관련된 교감신경 영향이 커지는데 이는 알레르기 비염 분류에 따라 맞춤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화되고 증상이 심한 환자는 기존에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많이 처방된 형개연교탕이나 소청룡탕에 산조인·복신·원지 등의 한약재를 추가하고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침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4주간 형개연교탕을 투여한 결과 콧물·코막힘·코가려움증 증상이 호전되고, 복약 종료 8주 이후에도 호전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희 교수는 “기존 비염치료제는 효과 지속기간이 짧고 다양한 증상을 동시에 개선시키지 못했다”며 “형개연교탕은 부작용 없이 비염 증상 개선은 물론 복약 종료 후에도 그 효과가 8주간이나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알레르기 면역 분야 저명 학술지인 ‘Annals of Allergy, Asthma and Immu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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