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던진 동전 915개나 먹은 거북이, 결국...

중앙일보

입력

AP통신

AP통신

관광객들이 던진 동전 900여개를 집어먹다 탈이 난 태국 푸른바다거북이 결국 사망했다.

방콕 쭐라롱껀대 수의학부 룽로제 타나웡누위크(Roongroje Thanawongnuwech) 교수는 22일 AP통신에 "장내 단백질 섭취 차단과 면역 체계 손상으로 지난 21일 거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올해 23~25살로 추정되는 푸른바다거북은 태국 남부 사따힙(Sattahip) 연안에 살다가 몸이 한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나타났다. 거북은 동전을 삼켜 '돼지저금통'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다.

당시 태국 해군이 거북을 보호소로 옮겼고, 정밀 검사 결과 거북의 뱃속에서 900개가 넘는 동전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지난 6일 7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뱃속 동전을 모두 제거했다. 총 915개, 약 5kg가량의 동전이 나왔다.

무사히 수술을 마친 거북은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동전에 든 니켈 성분에 중독됐던 거북은 지난 18일부터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졌다.

AP통신

AP통신

거북은 면역력 급감, 장운동 저하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이 2차 수술에 들어갔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동전 제거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거북이 세상을 떠나기 전 자유롭게 수영하고 행복하게 식사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고 말했다.


임유섭 인턴기자 im.yuseo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