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징용자 유골 묻힌 공양탑 가는 길, 완전 폐쇄

중앙일보

입력

[사진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사진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지난 2015년 MBC '무한도전'에서 방영돼 주목을 받았던 조선인 강제징용자의 유골이 묻힌 일본 다카시마 공양탑 가는 길이 완전히 폐쇄됐다고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23일 밝혔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난해 초 나가사키시에서 공양탑 가는 길을 임시 폐쇄하여 큰 논란이 됐었는데 이번에는 큰 나무막대 3개를 단단히 설치해 아예 사람들이 들어가기 힘들게 막아놨고, 급조해 만든 안내판 2개를 아예 동판으로 바꾸어 영구적으로 폐쇄했다"고 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나가사키시는 인근 사찰인 '금송사'로 모든 유골을 이전했다고만 말할 뿐 공양탑 방문을 위한 길은 열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송사 측에서는 미쓰비시 측이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하고, 미쓰비시 측은 나가사키시에서 안다며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교수는 "다카시마 공양탑에 묻힌 유골은 다카시마 탄광에서 죽은 징용자들과 하시마(군함도) 탄광 조선인 사망자의 유골을 공양탑으로 옮겨왔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공양탑 가는 길을 폐쇄한 것은 강제징용 사실을 숨기려는 또 하나의 분명한 역사 왜곡"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일본 정부에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유네스코에 이런 사실을 다 전달할 예정"이라며 "일본이 강제징용의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하시마와 다카시마에 강제징용을 알리는 안내판이 만들어지는 그 날까지 끝까지 싸워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지난 2015년 방송된 MBC '무한도전-배달의 무도' 마지막 편에서는 방송인 하하와 서 교수가 다카시마 공양탑을 찾는 길이 전파를 탔다.

당시 방송에서 공동묘지 옆 인구인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한참을 험하게 올라간 끝에 덩그러니 공양탑이 서 있어 하하는 "이런 곳을 어떻게 찾아오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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