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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자랑 하다 중국이 당한 4가지 보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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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중국 사드 보복에 대한 역풍을 소개했습니다. 그 역풍은 잠자지 않고 계속 불고 있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계속될 경우 그 역풍은 폭풍이 될 조짐도 보이고 있지요. 중국의 사드 보복 부메랑 2탄을 소개합니다.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파하고 세계는 무서운(?) 중국을 실감하고 있으니까요. 시진핑 주석의 중화 부흥, 중국 굴기, 중국의 꿈, 완력 자랑 모두 이론이 아니고 실체이자 현실이라는 것 맞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요즘 힘의 논리, 힘의 전략, 힘의 조절, 등 뭐든 완력에 의존하면 다 통한다고 더더욱 굳게 믿는 것 같습니다. 한데 중국이 몰랐거나 무시했거나 간과했거나 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진실과 원칙, 그리고 이성의 반격 말입니다. 자신들이 쓴 힘만큼 되돌아오는 반작용 말입니다.  

중국은 힘을 앞세운 전략을 구사 중이다 [사진 바이두]

중국은 힘을 앞세운 전략을 구사 중이다 [사진 바이두]

첫째 문화의 반격입니다.

21일 뉴스지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속에서도 밴드 씨엔블루의 신곡 '헷갈리게'가 중국 음악 차트 정상에 올랐습니다. 중국 대표 동영상 사이트 인웨타이의 뮤직비디오 차트에서지요. 중국이 아무리 (한국) 문화를 막으려 해도 정책이나 일방적인 감시로 막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거죠. 아직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함의는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인들이 '문화의 자유'를 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헷갈리게'는 연애하기 전 남녀 간의 헷갈리는 감정을 표현한 팝 록으로 경쾌한 리듬에서 강한 록 사운드로 전개되는 구성이 특징입니다.

불편해진 한중관계 [사진 즈청닷컴]

불편해진 한중관계 [사진 즈청닷컴]

광주 출신인 정우범 수채 화가의 상하이 전시회는 요즘 한한령에도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는 상하이 인근 우시 피닉스예술궁전미술관에서 2개월간 초대 개인전(1월7일∼3월16일)을 열어 ‘환타지아’ 시리즈 등 120점을 선보였습니다. 미술관은 중국 최대 미술 재료 생산 및 유통기업인 펑황(봉황) 그룹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정 작가는 이례적으로 항공권 등 전시비용 일체를 지원받았지요. 사드 배치 관련 한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시가 인기를 끌자 미술관 측은 정 작가와 아트상품 개발, 중국 순회 전시 지원 등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이 역시 보기에 따라서는 중국인들의 문화 항거라 할 수 있습니다. 정부를 향해 왜 문화의 자유까지 억압하느냐고 목청껏 외치고 있는 거지요. 중국 정부는 지금 정치로 문화 힘을 꺾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게 아닐까요. 봉건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말입니다.

둘째, 강해지는 미국의 반발입니다.

작용과 반작용 법칙이 있지요. 뉴턴의 제3법칙 말입니다. 뉴턴은 작용과 반작용이 같은 크기라고 정의합니다. 주는 만큼 받는다는 얘기지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방중 때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와 관련 이렇게 말했다지요. "중국이 방어 시스템에 대해 보복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우리(미국)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일이다"이라요.

황교안 국무총리(우)와 틸러슨 장관 [사진 중앙포토]

황교안 국무총리(우)와 틸러슨 장관 [사진 중앙포토]

엊그제 미국 공화당 소속 테드 요호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도 "사드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는 용납하지 못할(unacceptable) 일"이라고 비판했지요.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도입을 강력하게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한국 이쁘다고 그런 멘트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사드 배치는 미국의 국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데 중국이 태클을 거니 그 태클의 힘만큼 반발하는 거겠지요. 중국의 보복이 거세지면 미국도 가만있지 않겠다는 경고로 들립니다. 중국의 작용만큼 미국이 반작용을 할지, 아니면 더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사드 보복은 반드시 미국의 보복을 부를 것이라는 겁니다.

셋째, 국제 여론의 악화입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사설을 통해 전했지요. 중국의 사드 보복은 국제사회 규정에 어긋날 뿐 아니라 효과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요.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신문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면서 "중국 지도부는 잘 알아둬야 한다. 파멸 가능성에 직면한 그 어떤 나라가 강력한 방어력 대신 단기적 경제 이익을 선택하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유커가 줄면서 한산해진 인천공항 [사진 중앙포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유커가 줄면서 한산해진 인천공항 [사진 중앙포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 때문에) 동아시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정부가 해결할 또 다른 난제가 떠올랐다"고 했고 블룸버그통신은 "지금 한국 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더라도 중국의 K 팝 팬들이 아예 떠나는 것은 아니고, (한국) 화장품 제조업체들도 싼 가격과 빠른 상품 회전으로 변덕스러운 상하이 맵에 꾼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시적으로 한산해진 한국의 명소에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 여행객들이 여지없이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커(중국 관광객) 대안을 찾으면서 한국 관광업이 오히려 체질 개선이 될 것이라는 거지요.

넷째, 한국을 잃는 겁니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의 존재는 별것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의 적(?)이 되면 중국이 잃을 것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언뜻 봐도 한미일이 밀착했을 때 예상되는 동아시아 전략 불균형, 한국과 아세안이 전략적 협력을 강화했을 때 중국에 가해지는 심리적 부담, 대미 관계에서 요긴한 한국 카드 유실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손실은 전 세계 유일의 인문학적, 역사적, 문화적 공감을 향유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를 잃는 거지요. 중국 주변에서 중국과 척지지 않는 국가 거의 없는 요즘 국제 정세에서 말입니다. 이제 중국 주변에 친구는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불편해진 한중관계 [사진 즈청닷컴]

불편해진 한중관계 [사진 즈청닷컴]

지난 19일 아산정책 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일본보다 낮게 나타났지요. 시진핑 주석에 대한 호감도 역시 지난 1월 4.25점(10점 만점)에서 3.01로 거의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중국은 별로 개의치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한국은 '사고무친(四顧無親) 중국'을 상대로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얘기지요.

차이나랩 최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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