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3D 애니 '앨리시움' 15일 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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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3D(3차원 영상) 제작 수준을 한눈에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엘리시움'이 15일 개봉된다. 무대는 2113년의 지구. 피자 배달원이자 달리기 선수인 '반'이 주인공이다. 경기 도중 외계인의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고, 반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전사가 된다는 줄거리다.

'엘리시움'은 일종의 로봇 변신물이다. '반'을 포함,네 명의 전사들은 자신이 조종하는 로봇과 일체가 돼 전투를 벌인다.

당연히 작품의 백미는 전투 장면인데, 특히 미국 뉴욕의 맨해튼을 연상시키는 도심에서 벌어지는 전투가 가장 볼 만하다.

로봇 표면의 금속질감이나 인물들의 얼굴표정 묘사 등은 각종 게임 타이틀로 눈에 익은 일본 3D 애니메이션의 표현력에 비겨도 크게 손색은 없다.

반면 이야기의 진행은 매끄러운 맛이 떨어지고 곳곳에서 허점이 보인다. 각각의 인물들이 전사(戰士)가 되기까지의 전사(前史)도 '반'을 제외하고는 뚜렷하지 않다.

대신 인물 생김새를 우직한 근육질(크리스토퍼), 불량기 넘치는 반항아(폴), 수다스런 장난꾸러기(오즈), 사려 깊은 여성전사(닉스)처럼 한눈에 알기 쉽게 그려놓았다.

로봇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개성있는 캐릭터가 로봇으로 변신했을 때 닉스를 제외하고는 서로 구별할 만한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아 아쉽다. 초등학생을 비롯해 로봇물의 팬들이 으레 기대할 법한 화려한 변신장면이 없는 것도 결점이다. 권재웅 감독은 "제작비가 너무 부담스러웠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사를 한 결과 변신 과정을 대부분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제작사 '빅필름'은 10년 가까이 외국 애니메이션.광고 등으로 3D 제작 노하우를 쌓아 이번에 첫 창작 장편을 내놓았다. 권감독 역시 이번이 데뷔작이다.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한 이 작품은 이미 지난해 러시아에서 2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이탈리아 등과 계약을 한 상태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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