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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동에서 자란 흙수저, 시가총액 13조원으로 게임계 ‘잡스’를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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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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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리봉동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학원에 다니고 싶은데 여유가 없어 신문배달을 했다. 고등학교 때 장사를 했다가 사기를 당해 밑천을 모두 날렸다. 2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야 했다. 오는 5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해 시가총액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넷마블의 방준혁(49) 이사회 의장 얘기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1조5061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0.4%, 영업이익은 31.1% 증가했다.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방준혁 의장은 20일 금융위원회에 넷마블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계획을 확정했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12만1000~15만7000원이다. 1695만3612주를 공모(전체 상장 주식 수 8473만주)해 공모가가 희망가 최상단으로 확정되면 시가총액은 13조원을 넘는다. 넷마블은 오는 4월 11~20일 기관투자가의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25~26일 청약을 받아 5월 상장될 예정이다.

 2000년에 세워진 넷마블은 테트리스 등 게임으로 1년 만에 회원 1000만명을 확보했다. 방 의장은 창업 4년 만인 2004년엔 회사 지분을 CJ그룹에 팔아 800억원을 손에 쥐었다.

 방 의장은 세세한 것까지 직접 챙기고 주말도 없이 일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넷마블 본사는 ‘구로의 등대’로도 불린다.

 매일 야근으로 건강이 나빠진 방 의장은 2006년 은퇴를 했다 2012년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경영 복귀 4년 만인 2016년 방 의장은 넷마블을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업체이자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는 국내 2위 업체로 일궈냈다.

 지난해 11월 미국 포브스 아시아판은 넷마블의 창업자인 방 의장을 경영에 복귀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며 일대기를 집중 조명했다. 회사의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는 방 의장은 개인자산 평가액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를 돌파하며 정보기술(IT) 업계 억만장자에 올랐다.

 방 의장은 지난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규모와 속도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게임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장을 통해 자본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체계를 만들고, 해외의 경쟁력있는 개발사를 적극 인수합병(M&A)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코스닥보다는 안정성 있는 코스피가 더 맞을 것 같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려면 미국 나스닥 상장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모바일게임 하나로 1위 해봐야 매출 2000억원을 넘기기가 어렵지만 글로벌서 성공하면 조 단위로 벌 수 있다”며 “한국에 안주해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글로벌 시장서 소외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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