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홀로 입장 금합니다"…성당 역사관 황당 안내문

중앙일보

입력 2017.03.14 20:47

대구 한 성당이 경내 입구에 '여성 홀로 입장을 금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안내문을 본 여성은 "성범죄가 걱정된다면 가해자를 제한해야지 피해자를 제한하느냐"고 지적하고, 남성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이 올라오며 불거졌다. 한 네티즌이 대구 모 성당 역사관에 적힌 글이라며 올린 사진에는 '보호자 없는 어린이, 여성 홀로 입장을 금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대구 한 성당 역사관 입구에 게시된 안내문. 여성 홀로 입장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트위터 캡쳐]

대구 한 성당 역사관 입구에 게시된 안내문. 여성 홀로 입장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트위터 캡쳐]

 해당 문구는 건물 내부에서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까봐 성당 측이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당 관계자는 "예전에도 남자들이 들어와 서성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로 안내문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과거에 차고로 쓰던 건물로 내부 구조가 복잡하다.
 온라인에선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벌어진 성차별 또는 성편견 논란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성추행 금지 라는 안내문을 붙이거나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는 게 낫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여자가 조심하지 않아서 성범죄가 일어난다는 뜻인가"라고 했다.
 여성주의 그룹 '나쁜 페미니스트' 김민정 대표는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것은 그 일을 당하는 사람의 출입을 막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고 이는 되려 남성 대 여성 구도로 나누는 문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근본적 문제는 바꾸지 않고 눈앞의 일만을 막기 급급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문제를 가하게 되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해결 방안을 세워야지 그렇지 않은 이런 방식은 여성을 피해자로 만들고 성별 구도로 왜곡한다"고 덧붙였다.

'불미스러운 일' 막는다며 안내문 붙여
온라인서 논란…"근본 문제 해결해야"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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