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추상·구상 넘나든 색채의 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영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 하워드 호지킨 경이 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5세. 고인은 강렬한 원색과 대담한 붓터치의 회화로 큰 사랑을 받았다. 캔버스 대신 나무판에 그림을 그리고, 프레임을 작품의 일부로 활용한 방식도 유명하다. 영국 테이트 미술관 니컬러스 세로타 총관장은 “그 세대의 가장 훌륭한 예술가이자 색채화가 중 하나”라고 애도했다.

영국 화가 호지킨 85세로 별세

1932년 런던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제2차 세계대전을 피해 미국에서 지내며 마티스 등의 그림을 접하고 일찌감치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영국 이튼스쿨, 캠버웰 예술학교, 바스 예술학교를 마치고 서른이 넘어 첫 개인전을 열었다. 84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에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적 명성을 더했다. 영국 최고의 미술상인 터너상을 85년에 받았다.

그의 그림은 언뜻 추상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비·구름·석양 등 구체적 대상을 모티브 삼은 구상적 성격을 겸비했다. 인도 등 이국 풍경에서도 곧잘 영감을 얻었다. 9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대규모 전시가 열리는 등 미국에서도 큰 명성과 인기를 누렸다. 92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