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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14일 “심기일전” “국민에 죄송”…오늘은 어떤 반응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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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청구 기각 결정을 알리는 중앙일보 2004년 5월 15일자 1면 지면 [중앙포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청구 기각 결정을 알리는 중앙일보 2004년 5월 15일자 1면 지면 [중앙포토]

2004년 5월 14일 오전 10시 28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 기각 결정 직후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탄핵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불안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헌재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특히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도 계시고 오늘 결정에 이의가 있는 국민도 계실 것”이라며 “이제 과거를 접고 양쪽 상처가 조속히 아물어 국민 통합이 이뤄지도록 여야와 대통령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선 “헌재의 고심에 찬 결정의 참뜻을 헤아려 다시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앞으로 헌법상 의무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없이 새로운 자세로 국정에 임해 달라”고 했다. 한선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탄핵을 지지했던 분들의 심정을 고려한 문구가 있어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국민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자는 쪽으로 결론났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쪽에서는 헌재가 가장 먼저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을 지적하는 순간 “설마…”하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심판이 진행되면서 ‘대통령 측근 비리’와 ‘국정 파탄’ 등은 탄핵 사유로 삼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어졌다. 결국 TV 화면에 '대통령 탄핵 기각'이란 자막이 떴다. 당직자들은 손을 부여잡고 기뻐했다. 이미경·김희선 의원과 염동연 당선자는 서로 부둥켜안으며 눈물도 글썽였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헌재의 기각 결정에 대해 "국민의 민주 수호 의지가 만들어낸 위대한 승리"라며 환영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선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등 압박도 했다.

 당시 탄핵 여론 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70%에 달했다. 그해 4월 치러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올해 탄핵 여론 조사는 찬성 의견이 70~80%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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