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괴수판 어벤져스의 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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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스컬 아일랜드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원제 Kong:Skull Island 감독 조던 복트 로버츠 출연 톰 히들스턴, 새뮤얼 L 잭슨, 브리 라슨, 존 C 라일리 각본 맥스 보렌스타인, 댄 길로이 촬영 래리 퐁 편집 리처드 피어슨 음악 헨리 잭맨 장르 액션, 모험 상영 시간 118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3월 8일

줄거리 1973년 남태평양에 위치한 미지의 섬 스컬 아일랜드. 정체불명의 괴수를 쫓는 비밀 연구 기관 ‘모나크’ 팀이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이 섬을 찾는다. 연구 목적으로 자연을 파괴하던 인간들은, 섬의 주인인 콩의 분노와 맞닥뜨린다.

별점 ★★★☆ ‘킹콩(King Kong)’은 어디서 나고 자랐을까. ‘콩:스컬 아일랜드’(이하 ‘콩’)는 할리우드의 대표 괴수 킹콩이 자연의 왕(King)이 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영화다. 1930년대까지 닿아 있을 만큼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킹콩의 이름값에 걸맞게, 이 영화는 자연의 힘을 대변하는 신(神)적 존재로서 킹콩의 위용을 한껏 드러낸다.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2005)이 인간의 탐욕 때문에 시련을 겪는 괴수의 고뇌를 묵직한 드라마로 그렸다면, ‘콩’은 액션 블록버스터의 역할에 충실하다. 환경영화 ‘킹 오브 썸머’(2013)를 만든 조던 복트 로버츠 감독은 냉혹한 전쟁광(狂)인 패카드 중령(새뮤얼 L 잭슨)을 콩의 대척점에 세워, 인간의 환경 파괴와 반전(反戰)에 관한 메시지를 녹여냈다. 하지만 이런 요소는 어디까지나 ‘양념’일 뿐, 오락영화로서의 본질을 훼손하진 않는다. 콩이 지옥에서 온 괴수들을 홀로 때려잡는 장면은, ‘퍼시픽 림’(2013,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장쾌한 육박전을 연상시킬 만큼 화끈하다.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다양한 인간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탐험 전문가 콘라드(톰 히들스턴)나 여성 기자 위버(브리 라슨) 등 주·조연 캐릭터들은 콩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관찰자로 등장하는 동시에, 액션·로맨스·코미디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한국영화 팬임을 자처한 복트 로버츠 감독이 곳곳에 숨겨 놓은 한국영화 패러디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단순한 스토리, 장황해진 세계관(지옥 괴수들의 출현) 등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콩’의 화끈한 액션은 스러져 가던 괴수영화 장르의 팬들을 열광시킬 것이 분명하다. 더 놀라운 건 엔드 크레딧 이후의 쿠키 영상.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에 맞먹는, 후속편에 대한 엄청난 복선을 깔아 놓았기 때문. 킹콩 못지않게 이름난 괴수 역시 출현을 예고한다. 마침내 ‘괴수판 어벤져스’의 서막이 올랐다.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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