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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서라면 … 일단 쓰고보는 ‘탕진재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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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자신만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 가용 예산을 모두 써버리는 일명 ‘탕진잼’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8일 ‘대한민국 신인류의 출현:호모_탕진재머’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소비 패턴 변화를 밝혔다.

장기 불황 속 현재 만족에 안주

이노션 내 빅데이터 분석 전담 조직인 디지털 커맨드 센터가 지난 1년간 포털사이트·블로그·카페 등에서 수집한 약 6만 건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다.

탕진잼은 재물 등을 다 써서 없앤다는 의미의 ‘탕진’과 재미를 뜻하는 ‘잼’을 합쳐 만든 신조어로 지난해 유통가에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탕진재머의 증가가 ‘인생은 한 번뿐이다’며 아낌없이 소비하는 ‘욜로족(YOLO·You Only Live Once)’이 늘어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탕진재머들의 소비도 3가지로 분류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것을 찾는 ‘가성비파’, 선호하는 물건을 소장·수집하는 ‘득템파’,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기분파’로 나뉜다.

이들의 소비 성향 차이는 연관 검색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가성비파의 연관어로는 ‘만족하다’(3995건)가 가장 많았고 ‘이벤트’(2429건), ‘로드샵’(2326건), ‘기능’(2131건) 등 실속 소비와 관련된 단어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가성비가 좋은 특정 매장을 자주 방문해 많은 양을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득템파 관련 키워드로는 ‘행복하다’(7559건)가 가장 많았고 ‘모으다’(5060건), ‘빠지다’(4701건), ‘덕질’(3524건), ‘정보’(3205건) 등이 많았다. 덕질은 좋아하는 분야에 푹 빠지는 행동을 말한다. 득템파는 수집 자체만으로 행복을 느끼고 특정 제품을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분파는 ‘지나가다’(7202건), ‘기분’(6252건), ‘보내다’(5854건), ‘재미’(4279건) 등이 연관어로 자주 등장했다. 목적지 인근의 인형 뽑기방에 우연히 들렀다 순간적인 재미에 빠져드는 식의 소비가 기분파에게 많이 나타나서다. 이 때문에 후회하다(3135건), 반성하다(756건), 죄책감(272건) 같은 키워드도 높은 비중으로 함께 등장했다.

이수진 이노션 데이터애널리틱스 팀장은 “장기 불황 속에서 현재의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탕진잼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고 이들은 아주 작은 예산을 소비하는 과정에서도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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