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행장 취임 첫날 “글로벌& 디지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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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초(超) 격차의 리딩뱅크’.

취임식 대신 임직원 프레젠테이션 #‘초격차’ 강조하며 리딩뱅크 주문

위성호(59·사진) 신한은행장이 7일 취임식을 대신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취임 프레젠테이션’에서 제시한 신한은행의 비전이다. 위 행장은 이 프레젠테이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디지털 시대엔 초격차의 은행이 아니면 리딩뱅크가 될 수 없다”며 “단지 당기순이익 1위만이 아닌 ‘역시 신한이구나’라는 의미의 리딩뱅크가 되겠다”고 말했다.

초격차로 가기 위한 두 가지 길로는 글로벌과 디지털을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일본과 베트남 시장에서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2의 베트남 같은 성공모델을 발굴해내는 것이 그의 과제다. 위 행장은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인도네시아와 인도, 미국 법인이 본격적인 현지화를 통해 수익을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 전략은 보다 다양화하기로 했다. 새로 라이선스를 받는 방식뿐 아니라, 아시아 유망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현재 12%인 해외 수익의 비중을 2020년 안에 2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디지털과 관련해서는 빅데이터와 모바일 플랫폼, 인공지능(AI)을 경영에 활용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가 신한카드 사장 시절부터 중점을 두고 키워왔던 분야다. 위 행장은 “은행의 대고객 영업뿐 아니라 인사, 관리파트 등 전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면서 “빅데이터나 플랫폼 부문과 관련해 이른 시일 내에 조직과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외부 인재도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채용 시스템의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유사한 ‘스펙’을 가진 사람을 몇백명씩 뽑는 과거의 채용 방식이 디지털·글로벌 시대에 유의미할지 고민해서 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전임 조용병 행장 시절 도입된 유연근무제는 직원 행복이란 관점에서 더 활성화하기로 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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