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검 "대통령과 최순실 미르재단 공동운영" 최씨 공소사실에 담아

중앙일보

입력 2017.03.05 16:31

업데이트 2017.03.05 18:40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공동운영했다고 최씨 공소장에 명시했다.

 5일 본지가 확인한 최씨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특검팀은 53개 대기업이 총 774억원을 출연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해 '피고인(최순실)과 대통령의 재단 공동 운영'이라고 적시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2015년 10년 27일 미르 재단이 설립된 후 자신이 구성한 이사진을 통해 재단을 장악하고, ‘회장님’으로 통하면서 미르 재단의 운영 방향, 사업 내용을 실질적으로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또 에꼴 페랑디-미르 사업(한식과 프랑스 요리가 접목된 요리학교 설립 사업), K-Meal 사업(아프리카 등 후원 사업), K-Tower 사업(이란 현지에 한류 전파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이를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K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라고 하면서, 그 프로젝트에 미르 재단이 참여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특검팀은 최씨에 대한 공소사실에서 주장했다.

 최씨는 또 K스포츠재단에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설립을 제의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30일 안 전 수석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상위 9개 그룹 회장들과의 단독 면담을 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조사됐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난해 2~3월 9개 그룹 회장들과 단독 면담을 했고, 이 과정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K스포츠 재단이 계획하고 있는 해외전지훈련 명목으로 80억원을 지원하도록 요구했다는 게 특검팀의 공소사실이다. 이에 대해 SK 측은 "지난해 2월 대통령과의 독대 과정에서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과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게도 K스포츠재단에서 건립할 체육시설 공사대금 명목으로 70억원을 지원하도록 요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에 대해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비영리 재단인 양 재단 운영은 이사회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법리”이며 “공모에 관한 직접ㆍ간접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헌재에 낸 의견서에서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펼쳐왔던 많은 정책이 저나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수많은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모두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안타깝다”며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어떤 기업인들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바가 없고, 그와 관련해서 어떠한 불법적인 이익도 얻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 내용을 반박했다.

 특검팀은 또 최씨가 박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와 옷값 등을 대납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씨의 공소사실에는 최씨는 대통령이 1990년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택(삼성동 사저)으로 이사할 때 어머니 임선이씨와 함께 대통령을 대신해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씨는 1998년부터 직원을 시켜 삼성동 사저를 관리해 주고 대통령 취임 후에도 대통령 관저 및 안가 인테리어 공사까지 대신 해줬다. 이어 1998년부터 대통령의 의상 제작비용을 대신 지급해 주고, 2013년경부터 약 4년간은 대통령의 의상 제작비용 외에도 의상실 임대료, 의상실 직원 급여 등 약 3억 8000만 원을 대납해 주는 등 등 오랜 기간 동안 대통령의 공적 업무와 사적 영역에 깊이 관여하면서 박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편 특검팀은 최씨가 박 대통령, 안 전 수석 등과 공모해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 영업2본부장을 승진시킨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11월 이씨를 하나은행 유럽총괄법인장에 앉히게 해달라고 박 대통령에게 먼저 요청했다. 그러나 이는 유럽 총괄법인 설립 계획 자체가 백지화돼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같은 달 말에 최씨는 이씨가 국내에서 해외업무를 총괄하는 본부장에 임명되도록 해달라고 박 대통령에게 청탁했고, 이 요구 역시 이전과 같은 과정을 거쳐 하나은행에 전달됐다. 그러나 이씨는 2016년 1월 초 정기인사에서 본부장이 아닌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에 임명됐다.

 최씨는 다시 한 번 이씨를 본부장으로 앉혀 달라고 박 대통령에게 부탁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지난해 2월 1일 글로벌 영업본부장급 자리 2개를 새로 만든 뒤 결국 이씨를 2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최종변론 의견서에서 “사기업의 인사에 관여하였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제가 추천을 했다는 사람 중 일부는 전혀 알지도 못한다”면서 “제가 도움을 주려고 했던 일부 인사들은 능력이 뛰어난 데 이를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능력을 펼칠 기회를 알아봐주라고 이야기했던 것일 뿐, 특정 기업의 특정 부서에 취업을 시키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현일훈ㆍ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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