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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무력부장傳(끝)] 남북한 군 책임자 10년만에 만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인민무력부장은 북한 군부의 상징이다. 이 시리즈는 인민무력부장을 통해 북한 권력의 변화를 조망해 보고자 했다. 북한 연구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들 중심의 역사에 대한 반성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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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무력부장은 김일성 시절부터 선군정치를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북한에서 김씨 3부자 다음으로 의미 있는 요직 가운데 하나다. 특히 김일성 시대의 인민무력부장은 지금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세가 등등했다. 김일성 집권 46년 동안은 항일빨치산 활동을 함께 했던 최용건-김광협-김창봉-최현-오진우 등 5명이 그 자리를 지켰다. 이 가운데 최용건·김광협·오진우는 노동당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올랐다.

노동신문에 부고가 실린 인민무력부장들이다. 왼쪽부터 최용건, 최현, 오진우, 최광 그리고 김격식이다. [사진 중앙포토]

노동신문에 부고가 실린 인민무력부장들이다. 왼쪽부터 최용건, 최현, 오진우, 최광 그리고 김격식이다. [사진 중앙포토]

인민무력부장은 최용건부터 시작해 현재 박영식까지 13명이 맡았다. 그 가운데 최장수는 19년 동안 인민무력부장을 맡았던 오진우(1917~1995)였고 최단명은 김격식(1938~2015)으로 딸랑 6개월만 자리에 있었다. 인민무력부장에 재임하는 동안 현영철 처럼 공개처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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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민무력부장은 조선인민군 내에서 넘버3이다. 인민무력부장은 김정일 시대부터 군수·장비·건설·군사외교 및 민방위 업무 등 군정(軍政) 기능만 맡게 됐다. 무력 전반을 지휘하거나 군사작전· 교육 훈련 등에 대한 감독을 포함한 군령(軍令) 기능은 총참모장이 가져갔다. 넘버1은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장의 정치활동을 감시하는 총정치국장이다.

계급으로 보더라도 이들 조직의 서열을 알 수 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이명수 총참모장은 대장과 원수 사이의 계급인 차수이며 박영식 인민무력상(인민무력부장)은 대장이다. 우리에게 없는 계급인 차수가 대장보다 한 단계 위다. 지난해 6월 북한 정부 조직 개편때 인민무력부는 국방위원회가 확대·개편된 국무위원회의 지도를 받게 됐으며 명칭도 인민무력성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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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역대 인민무력부장 명단이다.

한반도는 최근 북한의 신형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등으로 긴장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 보다 강경해질 조짐이다. 3월초에 시작할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후 또 다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다.

우리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해졌지만 남북국방장관 회담을 다시 꺼내본다. 이 회담은 2000년 제주도와 2007년 평양에서 두 차례 열렸다. 북한측에선 두 회담 모두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나왔고 한국은 조성태· 김장수 국방장관이 회담에 참석했다. 두 회담의 공통 주제는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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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돌이켜보면 우리가 그런 때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련한 추억이 돼 버렸다. 남의 일이면 그렇게 감상에만 젖을 수 있는데 우리 일이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남북국방장관 회담이 다시 열려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어림도 없는 소리다. 하지만 현재의 긴장 국면을 해결하려면 이 방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어 보인다. 만나서 지루한 말싸움이 이어지더라도 만나야 한다. 한 번 만에 실마리를 차지 못하면 찾을 때까지 다시 만나서 풀어야 한다. 북한과 일본이 현재의 유엔 대북제재 국면에도 불구하고 중국, 몽골, 동남아시아 등에서 만나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지혜를 찾을 수 있다. 전쟁 중에도 회담은 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를 경영하느라 ‘너무나 바쁜’ 미국의 귀를 잡고 우리의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 독일 통일의 초석은 빌리 브란트(1913~1992)가 아니라 콘라드 아데나워(1876~1976)가 깔아 놓았다. 아데나워의 친서방정책이 미국·유럽을 안심시켰고 그들의 도움을 구할 수 있었고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으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인민무력부장傳]을 애독해 주신 네티즌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지만 더 많은 자료를 드리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추가로 확인되는 자료는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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