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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위 블랙리스트 관련 사과문 발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23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위원장과 임직원 일동 명의의 사과문에서 문화예술위는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관으로서 힘이 없었고 용기가 부족했다”며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 마땅히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화예술위는 “심사위원 선정 방식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대폭 개선하고옴부즈맨 제도를 신설했다”며 “예술계의 의견을 폭넓게 제도개선에 반영하기 위해서 앞으로 예술 현장을 부지런히 찾아다니겠다”고 다짐했다.
 문화예술위는 문예진흥기금 사업을 집행하면서 박근혜 정부에 반발한 문화예술인의 지원을 배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현재 감사원이 문화예술위 감사를 진행 중에 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아래는 사과문 전문

 <사과문>

 금번 문예진흥기금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지원 배제 사태로 상처받으신 예술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국민과 예술가를 위한 기관으로서 부당한 간섭을 막아냈어야 하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관으로서 힘이 없었고 용기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임직원들이 지원 배제를 거부하고 배제가 최소화되도록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만 외부개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동안 특검의 수사에 충실히 임하였으며 감사원 감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조사로 인해 사과가 늦어진 점 혜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하여, 저희가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 마땅히 책임지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 개선을 준비해 왔습니다. 이미 심사위원의 선정 방식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대폭 개선해서 2017년도 사업 심의에 적용하였으며 불만 사항을 신고받아 다루기 위해 옴부즈맨 제도를 신설했습니다. 복원되어야 할 사업들을 다시 세우고 예산 확충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간의 경위도 말씀드리고 예술계의 의견을 폭넓게 제도개선에 반영하기 위해서 앞으로 예술 현장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도록 하겠습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소신 있게 일하고 자율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대책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금번 사건으로 문화예술 지원이 위축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예술위원회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은 질책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17. 2. 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및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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