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 ④] 라오스 메콩강의 멸종위기 돌고래 '이와라디'

중앙일보

입력 2017.02.23 03:27

업데이트 2017.03.30 17:40

캄보디아에서 라오스로 왔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라오스 시판돈입니다. 우리 부부는 지난 12월 결혼하고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죠. 시판돈은 라오어로 '4000개의 섬'이라는 뜻입니다. 영문 안내판도 '4000 island'라고 돼 있지요. 동남아 최대 강인 메콩강 하류, 캄보디아-라오스 접경에 있는 도시로 우기 때는 물에 잠기기도 합니다. 우리 부부는 캄보디아에서 육로로 건너왔어요. 주의할 점은 캄보디아에서 라오스로 건너올 때 출입국 관리소에서 돈을 요구하기도 해요. 배낭 여행자에게는 악명이 자자한 곳인데, 달라는 대로 요구하는 대로 내느냐 아니면 버티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는 캄보디아는 잘 빠져나왔는데, 라오스 입국 때 "2달러"를 요구하는 바람에 버티다 버티다 결국 돈을 주고 말았습니다. 출입국사무소에서 시판돈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보이지 않는 거예요. 버스기사에게 팁을 주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히치하이킹을 해서 시판돈의 초입 반 나카상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다사다난한 라오스여행이에요.

우기에 사라졌다 건기에 나타나는 메콩강 하류 4000개 섬 투어


시판돈의 크고 작은 섬은 우기 때 잠겼다가 건기가 되면 다시 나타나지요. 5~9월이 우기, 11~2월이 건기에요. 우리 부부가 방문한 날은 1월 1일이었어요. 그럼 우기 때는 여행이 불가능하냐고요? 아니요. 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 때 여행을 많이 가요. 매일 비를 맞을 수 있고, 또 어마어마한 폭포가 생기거든요.

시판돈의 입구, 반나카상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각각의 섬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은 돈댓·돈콘·돈콩 섬이에요. '돈돈'하니까 이상하죠? '돈'이 라오어로 섬이란 뜻이거든요. 참고로 메캉강 주변엔 라오룸족이 살고 있습니다. 13세기 이래 라오스의 지배종족으로 전체 인구의 68%를 차지하고, 주식은 찹쌀과 닭고기·물고기에요. 라오룸족은 엄청난 폭포 주변에서 물고기를 잡는 걸로 유명하죠. 먹을 것을 위해 고기를 잡기도 하지만, 남성성을 뽐내기 위해서 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폭포 옆에 가야 큰 물고기를 잡는다'는 격언이 있다네요. 여성들은 집에서 노냐고요? 주부들도 노점상이나 야채상 등 바깥일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시판돈에서 1만5000킵(약 2000원)을 내고 10분정도 배를 타면 돈뎃에 도착합니다. 여기에 여행자용 방갈로가 많거든요. 우리는 가난한 허니문 여행객이라 숙소를 미리 예약하지 않았어요. 또 인터넷 예약보다 직접 가서 예약하는 게 더 저렴하거든요. 그래서 가장 먼저 숙소를 알아봤답니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식당과 여행사들이 쭉 늘어서 있어요. 짐이 많아 여러 군데 돌아다니기는 힘들고, 서너 군데 알아보고 1박에 4만5000킵(약 7250원)짜리 방갈로에 들어왔지요. 물론 신혼부부용 숙소로는 허름했지만, 테라스로 나가면 메콩강이 보이고 해먹도 설치돼 있어서 나름 위안이 됐어요. 그런데 모기장도 있더라고요. ㅠㅠ. 동남아 강가에서는 항상 뎅기열이나 풍토병을 조심해야 해요. 특히 모기, 안 물리는 게 상책입니다.

메콩강 물소리가 들리는 방갈로에서 라오스 첫날밤을 보내고, 이튿날은 자전거를 타고 옆에 있는 돈콘에 가보기로 했어요. 돈댓과 돈콘으은 다리로 연결돼 있어서 자전거나 오토바이, 걸어서도 갈 수 있어요. 참고로 자전거 대여료는 하루에 1만킵(약 1500원). 돈댓에서 돈콘은 자전거로 20분이면 갈 수 있어요. 두 개의 섬을 잇는 다리 이름은 '프랑스 다리'에요. 아시다시피 라오스는 프랑스 식민지였지요. 이 다리를 통해 물자를 날랐다고 해요. 돈콘은 폭포로 둘러싸여 있어 우기 때는 배가 다니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돈콘에 들어가려 하니 입장료를 내라고 합니다. 시판돈에서 가장 큰 볼거리인 폭포가 있어서인데, 1일 3만5000킵(약 4250원)으로 다른 물가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다리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리피폭포, 직진하면 민물돌고래 투어로 가는 선착장입니다. 리피폭포는 프랑스 다리에서 2km정도 떨어져 있어요. 자전거로 10~15분이면 갈 수 있죠. 리피폭포는 폭포라기보다는 급류에 가까워요. 직접 보니 유량이 엄청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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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해보니 규모가 엄청났어요.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본 것보다 100배는 더 커 보였습니다. 우렁찬 폭포 소리에 저절로 '와' 소리를 낼만큼 압도당했습니다. 마침 폭포 옆에 카페가 있어서 커피를 마시며 폭포소리를 한참이나 즐겼습니다. 리피폭포 다음 행선지는 섬의 반대편에 있는 작은 폭포입니다. 리피폭포보다 규모는 작지만, 폭포에 매료당한 터라 가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먼지 풀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페달을 열심히 밟았습니다. 이때 갑자기 구멍이 뻥뻥 뚫린 출렁다리가 나타났어요.

금방이라도 다리 아래 급류로 떨어질 것 같아 손에 땀을 쥐고 건넜답니다. 다리를 건너니 또 다른 메콩강 급류가 나타납니다. 이쪽 폭포는 리피폭포에 비해 작고 볼거리가 그리 많지 않네요. 그렇지만 드론을 날려보니 또 장관입니다. 급류가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어요.

이 급류에서 돈콘의 마지막 행선지인 프랑스 선착장으로 갑니다. 일명 돌고래 선착장으로 불리는데, 배를 빌려 멸종위기인 이와라디 민물 돌고래를 보러 갈 수 있어요. 배를 한 척 빌리는데 9만킵(약 1만3000원)이니까 보통 1인당 2만킵(약 3000원) 정도 내면 됩니다. 이와라디 돌고래는 라오스와 캄보디아 국경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정말 돌고래가 보였어요. 아쉽게도 돌고래가 유영할 때 수면 위로 살짝 등만 보였지만 말입니다. 선장 말로는 간혹 점프도 한다는데, 이날은 돌고래가 그리 기분이 좋지 않았나 봐요. 돌고래 투어는 운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돈콘을 다 둘러보고 돈댓으로 넘어가기 전에 프랑스 다리에 앉아서 석양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다른 여행자들은 맥주 한 캔씩 들고 석양을 보던데, 우리는 둘 다 술을 잘 못해서 맥주 대신 드론을 조정하고 있으니 현지 아이들이 몰려오네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섬 풍경 사진들을 보여주니 신기해하더라고요.


우리의 시판돈 여행은 여기까지 입니다. 사실 시판돈에는 동남아에서 가장 크고 유량이 많은 콘파팽 폭포가 있어요. 우리는 여행지 공부를 덜 해서 리피폭포만 보고 왔는데, 떠날 준비 다 끝났난 날 한 일본인 여행객이 동남아 최대폭포가 옆에 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ㅠㅠ. 시판돈에서 콘파팽 폭포에 가려면 투어비용이 20만킵(2만5000원) 정도라네요. 나중에 다시 이곳에 온다면 꼭 콘파팽 폭포도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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