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박 대통령 좋은 정치 하려다 뜻대로 안 돼” 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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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자가 만든 경선 참여 홍보물.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SNS를 통해 자체 제작한 선거 캠페인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자가 만든 경선 참여 홍보물.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SNS를 통해 자체 제작한 선거 캠페인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그 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대서 “대기업 좋은 후원금” 언급 #“MB의 4대강도 747공약 위한 것” #SNS서 “안, 박근혜 사면해줄 듯” 공방

안 지사는 이날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747 공약’ 등 잘해보고 싶었을 것”이라며 “현대건설 사장답게 24조원을 들여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에 확 넣는 것인데, 그분의 실수는 국가주도형 경제발전 모델로는 대한민국이 경제 발전 못한다는 걸 계산 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굴 반대하려 하는 정치로는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 누구를 비난하는 존재로 서 있으면 제 인생이 너무 아깝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선 찬반 공방전이 달아올랐다. 해당 발언이 소개된 기사에는 “안희정 지지했는데 이건 정말 아니네. 박근혜 최순실 사면 시켜줄것 같다”는 비난과 “누굴 반대하는 정치로는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 이 말에 동감한다”는 옹호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 안 지사 측 지지자 사이에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자가 만든 경선 참여 홍보물.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SNS를 통해 자체 제작한 선거 캠페인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자가 만든 경선 참여 홍보물.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SNS를 통해 자체 제작한 선거 캠페인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文)을 열자”고 주장한다. 안 지사 측 지지자들은 “문(文)을 열어젖히고 안(安)으로 들어가자”고 응수하는 식이다. 양측의 경쟁을 지켜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오늘도 문(文)안(安)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는 댓글을 달기도 한다.

15일 시작된 민주당 선거인단 모집에는 19일 현재 약 40만 명이 신청한 상태다. 민주당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자 보수성향 단체에선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후보를 당선시켜려는 ‘역선택’의 흐름마저 생겨나고 있다.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사이트 등에서는 민주당 선거인단에 등록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누굴 찍어야 ‘역선택’인지를 놓고선 의견이 엇갈린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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