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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ㆍ50대에 많은 갑상샘기능항진증…"미역ㆍ김, 환자에겐 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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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ㆍ김ㆍ다시마 등 해조류는 흔히 요오드가 풍부해 갑상샘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가 많이 먹으면 어떨까.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들 환자는 자칫 해조류를 잘못 먹었다가 요오드 섭취 과다로 병이 악화되기 쉽다.

체중 급감, 갑상샘 비대, 안구 돌출 등 증세 #치료법은 약물ㆍ방사선ㆍ절제 수술 있어 #“재발 많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 가능”

갑상샘기능항진증은 갑상샘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양보다 호르몬을 많이 만들어내는 병을 말한다. 이 병에 걸리면 더위를 못 참거나 식사를 잘 하는데도 몇개월 만에 체중이 5~10kg 급감할 수 있다. 목에 있는 갑상샘 크기가 비대해지거나 안구 돌출, 손떨림, 두근거림 등의 증세도 나타난다. 여성은 생리 양이 줄거나 아예 생리를 안 하기도 한다.

이처럼 호르몬 이상으로 발생하는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는 특히 여성과 50대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3년간(2012~2015년) 갑상샘기능항진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를 19일 내놨다. 전체 환자수는 2015년 기준 23만3000여명으로 2012년(24만5000여명)보다 4.9% 줄었다.
연령별로는 50대 비율(22.9%)이 가장 높았고 40대(22.4%), 30대(20.9%)가 뒤를 이었다. 남주영 건보공단 일산병원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생기능항진증의 주요 원인인 그레이브스병이 20~30대에 발생한 뒤 치료가 길어지면서 갑상샘기능항진증도 40~50대에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40대 이후에 병원 이용이 활발해진다는 점도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남성의 2.6배 수준이었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은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진 자가면역 질환(인체를 지키는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자신의 신체를 공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 현황(2015년)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 현황(2015년)

병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유전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가족 중 환자가 많이 있고 본인에게 의심 증세가 나타난다면 미리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병에 걸렸다면 신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를 잘 조절해야 한다. 흡연자도 병이 악화되기 쉬운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법은 약물 치료와 방사선 치료, 갑상샘 절제술 등이 있다. 남주영 교수는 ”보통 약물로 치료를 시작하지만 약물 부작용이 있거나 호전되지 않는 경우엔 방사선 치료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고대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일반인들 사이에는 갑상샘기능항진증을 불치ㆍ난치병으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재발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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