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잭슨 가슴노출 불똥 '앗 뜨거'

중앙일보

입력

미국 연예계가 재닛 잭슨 가슴노출 사건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인 9000만 명이 생방송으로 지켜본 미식축구 결승전(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도중 재닛 잭슨의 가슴이 드러나는 해프닝이 벌어진 후 그 불똥이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로 마구 튀고 있다.

일단 사건 이후 주요 생방송에선 불미스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5초 지연 방송'을 하는 것이 관행이 됐다. 지난 1일 아카데미 시상식 때도 실제보다 5초 늦게 전파를 내보냈다.

동시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외설적인 내용을 내보낸 방송사에 대한 벌금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 벌금이 최대 2만 7500달러였지만 50만 달러까지 인상됐다. 방송 출연자나 진행자들에게 부과하는 벌금도 1만 1000달러에서 50만 달러로 크게 올렸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사고 당시 슈퍼볼 공연 연출을 맡아 제 발이 저린 MTV는 야한 뮤직 비디오의 방송을 심야 시간대로 재빨리 옮겼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신작 <톡식>은 물론 음란한 가사를 담고 있는 루다크리스의 <스플래시 워터폴스>와 멀티섹스를 다룬 캐시디의 <호텔>도 밤 10시 이후에나 볼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일반인들에게 알몸 상체를 드러내게 한 후 모델을 뽑는 인터넷 리얼리티 쇼 <아메리카스 넥스트 톱 모델>도 방송 중단됐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당사자인 잭슨.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ABC TV가 제작하는 영화에서 재즈 뮤지션 레나 혼 역을 맡기로 했는데 사건 후 없던 일이 됐다. 레나 혼이 잭슨을 원치 않았기 때문.

사건 당시 무대에서 잭슨의 상의를 뜯어 가슴 노출의 주범이 된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마찬가지. 그는 ABC TV의 흑인 음악 스페셜 방송 MC로 낙점이 돼 있었는데 불발됐다. 흑인들이 "팀버레이크가 자기 피부색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잭슨을 팔아 넘겼다"고 불만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팀버레이크가 소속된 그룹 엔싱크의 동료도 피해를 입었다. 솔로 데뷔를 하려던 JC 카세즈는 팀버레이크와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팀버레이크가 "내가 무대에 서면 오히려 카세즈에게 해만 입힐 뿐"이라며 발을 뺐다. 결국 카세즈는 멤버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팀버레이크 없이 공연에 나서야 했다.

김영현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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