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줄어도 상관없다.한진 절연 주식매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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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이 줄어들어도 상관없다. 절연(絶緣)이 먼저다."

형제간 유산 분쟁 송사가 진행중인 한진가(家)의 '손해 불사 주식거래'가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주가폭락으로 검은 일주일로 불린 지난 17일부터 23일 사이에 한진 주식 1만1000주를 팔아치웠다.

지분율로는 0.1% 미만이지만 폭락장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팔아치웠고 형제간 유산 분쟁을 고려하면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진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주가가 5일 연속 하락했고 3만5000원대이던 주가는 2만7000원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장중 한때 하한가를 기록했고 종가로는 11.91% 떨어졌다.

폭락 종목에 대해서는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반등 후 선별 매도하라는 전문가들의 충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메리츠화재는 이에 귀기울이지 않은 것. 한진은 5일간의 조정 뒤 주가가 4일간 상승해 2만9100원(27일 종가)으로 회복됐다.

메리츠화재는 한진가 4형제 중 막내인 조정호 회장이 22.33%의 지분으로 이끌고 있는 회사다. 반면 한진은 장남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3남인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회사로 양 회사는 과거 한진그룹의 울타리 안에 있었지만 지난해 계열분리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한진 주식 처분에 대해 독립경영의 의지도 있지만 형제간에 금이 간 우애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주식매도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폭락장에서는 매도 시점을 재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사 오너 관계가 악화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이에 대해 지난해 한진그룹에서 분리돼 독자 경영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최근 지분 처분은 계열 분리 의지의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부터 한진 주식을 꾸준히 처분해 왔다.

조정호 회장은 둘째형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함께 맏형인 조양호 회장에게 부친(고 조중훈 회장)의 유산 중 자신들의 몫(정석기업 주식 7만여주)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낸 상태다. 머니투데이.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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