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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 뒷담화를?"…한국인 90%는 '부정적 사고'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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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강일구]

[일러스트 강일구]

당일 누군가와의 약속이 취소되면 혹시 '이 사람이 나를 무시하나'라고 생각해본 적 있는지. 혹은 ‘내가 다가가면 사람들이 하던 이야기를 멈추는 데, 이는 나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는지. 평소 이 같은 생각을 많이 하는 이들은 자신의 정신건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7일 발표한 ‘한국 국민의 건강 행태와 정신적 습관의 현황과 정책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사고방식은 ‘인지적 오류’다. 인지적 오류에 해당하는 5개 항목 중 1개 이상에 ‘그런 습관이 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이 무려 90.9%로나타났다. 한국인 10명 중 9명은 평소 이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서 연구자들은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는 부정적인 정신적 습관을 7개 영역, 30개 항목으로 나눠 각 항목에 대한 설문조사 문항을 만들었다.

보고서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생각하는 '선택적 추상화'와 세상 모든 일은 옳고 그름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파국화' 등도 인지적 오류의 사례로 제시됐다.

과거의 잘못과 실수, 실패를 되새기는 ‘반추’(3개 항목) 항목에는 1개 이상 항목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이 82.4%로 나타났다. 또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시간이 부족하거나 잘못되지 않을까부터 생각하는 ‘걱정’(3개 항목)에서 1개 이상 항목에 해당한다고 답한 이의 비율은 70.8%로 집계됐다.

자신을 가치 없는 인간으로 여기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4개 항목)는 60.1%,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무망’(4개 항목)은 47.6%, 어려운 일에 직면하면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는 ‘자기 도피’(4개 항목)는 48.2%였다.

보고서를 따르면 이 같은 부정적인 사고방식은 주로 저소득층과 노인 계층에서 많이 관찰됐다.

보고서는 “부정적인 정신적 습관이 많이 관찰되는 노인 계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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