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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대선토론] 교육 대통령을 찾아서 ④ 사교육, 특목·자사고 다 없애면?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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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의 큰 도화선이 정유라 부정입학이었을 만큼 교육은 우리 시대의 화두다. 이번 대선에서는 교육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이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기는커녕 고착화한다는 비판부터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인재를 길러내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위기의식까지 다양하다.

아직 대선 일정이 잡히지 않아 후보들의 공약이 공식화된 바는 없다. 다만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예비주자들 간에 교육이 이슈가 되고 있다. 교육 당사자인 청소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현재 언론에 나온 각 후보의 교육 비전이나 정책을 두고 5명의 TONG청소년기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4회에 걸쳐 싣는다.

연재 순서

[대선토론]교육 대통령을 찾아서 ① ‘정시 확대’가 공정할까(http://tong.joins.com/archives/40525)
[대선토론]교육 대통령을 찾아서 ② 서울대 폐지는 포퓰리즘인가(http://tong.joins.com/archives/40636)
[대선토론] 교육 대통령을 찾아서 ③ 학제 개편과 교육부 폐지
(http://tong.joins.com/?p=40667)
[대선토론] 교육 대통령을 찾아서 ④ 사교육, 특목·자사고 다 없앤다면?
http://tong.joins.com/?p=40686

#출마의 뜻을 밝힌 대선 예비주자 교육 정책 및 공약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공립대학 공동입학·공동수업·공동학위제
교육부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로 독립기구화

안희정 충남도지사(더불어민주당)

스마트기기 사용평등권- 국가차원 교육
반값 등록금 약속 못해

이재명 성남시장(더불어민주당)

정시(수능) 비중 높이기
사법고시 존치- 로스쿨 병행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학제 개편 초등5년-중고5년-직업탐색2년
교육부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 및 교육지원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자사고·특목고 폐지
대입제도 법제화

남경필 경기도지사(바른정당)

사교육 전면폐지 국민투표 실시
정시(수능) 60%로 확대

#이슈 5. 사교육 폐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경필 경기도지사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교육 폐지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

[배경 설명]

남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교육 폐지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국민 다수가 동의하면 당 차원에서 사교육을 전면 폐지하는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들 교육에 ‘묻지마 식’으로 돈을 쏟아 붓는다.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드니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면서 “사교육은 마약이다. 비싸고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데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고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사교육 대신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을 강화해 사교육 필요성을 없애겠다는 뜻도 밝혔다.

사실 망국적 사교육 광풍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걱정하고 있고 그래서 역대 정부나 대부분의 대선 후보들도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공약은 하고 있다. 그러나 사교육 전면 폐지는 또다시 위헌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0년 헌법재판소는 당시 ‘과외금지법’이 교육권 보장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또 이를 뒤집는 국민투표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헌법학자들은 부정적이다. 사교육 금지가 국가 안위에 관한 중대 사유나 헌법 개정 사안이 아니라서 국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사회: 5공화국 시절 과외나 학원 금지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재모: 사교육을 폐지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선생님들에게 업무를 가중시키는 것도 문제예요. 학교에서 잘 가르치면 굳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잖아요.

이도경: 학교 선생님들이 못 가르쳐서 학원을 간다고 하는 건 좀 핑계 같아요. 역시 사교육의 기반은 돈이 아닐까요. 학원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가는 친구들도 있잖아요.

정재모: 그래도 학교 선생님의 교육의 질이 높아지면 (돈이 없어 학원을 못 다니는 친구들의) 그런 고민도 해결될 것 같아요. 공교육의 힘을 키워야 해요.

배다연: 학업을 위한 학원이 아닌 사고력 향상을 위한 사교육은 괜찮은 것 같아요. 사교육이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정재모: 무조건 사교육을 나쁘게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양성이 존재하잖아요.

박주민: 공교육이 사교육을 좀 참고했으면 좋겠어요. 왜 학생들이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을 선택하는지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해요. 입시부터 제일 먼저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한 반 정원을 20명 이하로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낭비되는 교육 예산을 절약하면 가능할 것 같아요. 교사들이 반대하는 교원성과급제를 폐지하고 이 예산을 돌려서 교사를 더 고용하고 교육행정 인력을 충원하는 게 어떨까요. 선생님들은 교육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정재모: 학원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오후 10시 이후 수업을 못하게 하고 있잖아요. 이 학원 선생님들을 학교에 모시고 와서 가르치도록 하면 어떨까요.

배다연: 보수적인 학교에 올까요? 페이도 안 맞을 텐데…. 사교육 선생님들이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도경: (10시 이후에)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요. 예산도 많이 들고….

배다연: 교육계는 변하고 있는데 교사를 양성하는 방식이 아직 구식인 것도 문제예요.

권다은: 저는 교사들이 못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생 개개인이 안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같은 선생님일지라도 어찌됐든 일등과 꼴등이 있는 거잖아요.

이도경: 교사가 되면 안정적인 공무원이라서 굳이 노력을 많이 안 한다는 얘기를 들어 보긴 했어요. 자기계발에 더 이상 힘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정재모: 사립고는 달라요. 사립고에서는 선생님의 실력이 중요하거든요.

#이슈 6. 특목고·자사고 폐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1월 30일 여의도에 선거캠프 사무실을 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여의도에 선거캠프 사무실을 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를 ‘정의’의 관점에서 폐지해야 한다.”

[배경 설명]

유 의원은 “과학고, 체육고 등 존재 이유가 특별히 인정되는 걸 제외하고, 특히 외국어고는 폐지하는 것에 맞다”면서 “자사고와 특목고를 그대로 두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부터 자사고에 보내는 부모와 포기하거나 탈락하는 부모, 학생으로 완전히 갈려서 교육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불평등, 불공정, 기회의 사다리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를 주장한다. 자사고가 보수 정권인 이명박 정부 때 크게 확대돼 왔고 진보 성향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축소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교육 문제가 보수-진보 관점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케 한다. 하지만 특목고나 자사고가 생긴 배경을 살펴보면 과거 일반고의 평준화 교육으로 수준별 수업이 어렵고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정재모: 자사고는 폐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단 차별이 여기서 시작돼요. 고등학교에서부터 계급이 나눠지는 것 같아요. 계급화의 시작입니다.

권다은: 꼭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에요. 중간권 성적의 학생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계급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돼요. ‘일반고가 내신에는 유리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특목·자사고에 가면 4~5등급인데 일반고에선 1등급을 받을 수 있으니까 대학에 지원할 때 다소 유리한 면도 있어요.

정재모: 그래도 일반고에서는 10등까지 서연고를 간다고 하면 특목고에서는 50등까지 가잖아요.

사회: 특목고는 내신 등급이 낮아도 대학 측에서 고려해 주죠.

배다연: 일반고가 더 튼튼해진다면 폐지해도 되겠죠. 저는 중학교 때 받은 교육이 모두 좋았어요. 그 상태에서 일반고를 가니까 너무 후지다고 느꼈어요. 격차가 커요. 이후 외고로 옮겨 보니까 일반고와 특목고가 큰 차이는 없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많은 특목고처럼) 일반고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정재모: 그렇다면 일반고와 특목고의 계급화를 없애기 위해 일반고도 특목고로 다 바꾸는 건 어떨까요?

권다은: 저도 특목·자사고를 폐지할 게 아니라 더 늘렸으면 좋겠어요. 소수니까 특별해 보이는 거잖아요. 오히려 늘려서 흔하다라고 생각하게 만들면…. 저렴한 특목고를 많이 늘려서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게끔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지역에서는 자사고 1개, 외고도 1개 뿐이라 거기에 다니면 어느 정도 선택받은 자라는 인식이 있어요.

박주민: 그러면 자사고의 문제들이 더 확대되는 거죠. 특목고나 자사고의 수를 늘리면 폐해 역시 늘어날 거예요.

이도경: 늘려도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서열화는 여전히 존재할 것 같아요.

배다연: 서열화는 최소화하되, 교육의 다양성은 확대됐으면 좋겠어요.

박주민: 맞아요. 하나고(자사고)의 정치외교학 강의는 정말 부럽더라고요.

사회: 일반고를 사회적으로 많이 지원해 줘서 학생 참여 토론 수업도 늘리고 격차를 줄이도록 노력해야겠네요.

박주민: 잠자는 예산을 풀어서….

이도경: 군대에서 방산 비리만 빼도 우리나라는 좋아질 거예요. 세금은 충분히 있지 않나요?

#이슈 7. 사법고시 존치

이재명 성남시장이 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중앙포토]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계층 이동의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사법시험, 행정고시, 그리고 이미 사라진 외무고시 같은 제도가 꼭 필요하다.”

[배경 설명]

외무고시는 지난 2013년 폐지됐으며 사법고시는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행정고시는 문재인 후보 진영에서 집권하면 폐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명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사법시험 부활이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해 “과거의 기억을 버리고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젊은이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입장을 전환하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참여정부 때 로스쿨을 추진·도입해 곤란한 점이 있긴 하지만 국민의 압도적 대다수가 사법시험 존치와 로스쿨과의 병존, 병행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수한 인재를 발탁하는 제도는 인류 시작 이래 계속 돼 있어온 제도다. 그게 무너진 시대는 (역사적으로) 흥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 사회의 마지막 정의를 담보하는 검사 임용절차가 지금처럼 누가, 왜 임용됐는지도 모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스펙을 통해 선발하는 임의적인 특채 사례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4일, 5회 변호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응시자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지난해 1월 4일, 5회 변호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응시자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사회: 흙수저 출신으로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 시장으로선 로스쿨이 비용도 많이 들어 불공정한 게임으로 보이나 봅니다.

박주민: 저도 사법고시 자체가 문제는 없다고 봐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배다연: 법조인은 더 철저한 교육이 필요해요. 그래서 로스쿨의 체계적인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용을 낮추거나 해서 보편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권다은: 존폐 여부를 떠나서 이 시장이 로스쿨이 객관적 장치가 아닌 것처럼 말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어요. 로스쿨도 다 시험 성적이에요. 검색하면 로스쿨 순위, 대학 학점, 평균, 토익, 토플 순위가 다 나옵니다.

이도경: 우리나라는 지역감정이 존재하잖아요. ‘전라도는 판사가 경상도는 검사가’라는 말도 있듯이. 사법고시는 그래도 지역감정을 배제시킬 수 있는데, 로스쿨은 지역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아요. 로스쿨 내에서의 대학 서열화가 존재해요. 자신의 모교 후배를 끌어주는 등 로스쿨의 학벌이 또 다른 서열화를 낳을 수 있어요.

권다은: 로스쿨의 경우, 자교 로스쿨을 굉장히 많이 가죠. 로스쿨이 비싼 것도 없애고 각종 폐단을 없애는 게 중요해요. 하지만 사법고시도 신분상승을 위한 장치잖아요. 그런데 사실 신분상승이란 생각 자체가 구시대적인 거라고 봐요. 이걸 없애려면 이 직업 자체가 하찮아져야 해요.

배다연: 신분상승이 힘든 시대는 맞는 것 같아요.

권다은: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꼭 굳이 그래야 하나요. 개천 안에서만 용 하면 안 되나요.

박주민: 개천에서 용이 꼭 되어야 하나요.

사회 및 정리=박정경 기자, 이다진 인턴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사진=장진영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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