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자, 7년6개월만에 최대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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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등의 구조조정 여파가 이어지며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1년 전 보다 16만 명 줄었다. 2009년 7월(-17만3000명)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4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째 뒷걸음질이다.

제조업 고용이 부진하며 전체 취업자 수도 크게 늘지 못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568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3000명 증가했다. 1월 기준으로 2010년(5000명) 이후 7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다.

지난달 실업자는 10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100만4000명)이후 8개월 만에 다시 100만 명을 넘었다. 지난달 실업률은 3.8%로 1년 전 보다 0.1%포인트 올랐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8.6%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기업의 채용 수요가 줄며 청년의 구직 활동이 위축돼 실업률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자가 아예 취업을 포기해 실업률 통계 대상에서 제외되며 수치상 실업률이 호전된 ‘착시’라는 얘기다.

이런 고용 ‘빙하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고용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둔화 등으로 1분기 고용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20개의 일자리 과제를 내놓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시간선택제를 통한 공무원의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연구개발 특구 육성 간호ㆍ간병 통합서비스 확산 등이다. 다음달엔 청년 일자리 대책도 발표한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에 내몰리는 ‘비자발적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며 “청년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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