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유작전, 조국 소서 2년만에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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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파리 오페라좌의 천정화와 같은 환상적이고도 순진 무구한 동심으로 가득찬 「마르크·샤갈」의 유작들이 그의 탄생 1백주년을 맞아 자신의 조국인 소련의 푸시킨미술관에서 사후 처음으로 지난 2일부터 전시되고있다.
1922년 베를린으로 떠난후 조국을 등진 인물로 비난받기도 했던 「샤갈」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시대의 천재」로 추앙됐으며 그의 미망인 「바바」 여사도 귀빈으로 대우받았다.
35세에 파리에 정착했던 「샤갈」은 조국 러시아가 반세기동안이나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세계는 예외없이 언제나 고향주변을 맴도는 짙은 향수에 젖어 있었다. 85년 사망한 「샤갈」은 사후 2년만에 떠도는 영혼이 담긴 작품의 모습으로 다시 고향을 찾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은 프랑스 니스 근교에 살고있는 미망인의 개인소장품 50점, 딸 「이다」의 소장품 25점, 그리고 「샤갈」이 고국에 남겨놓았던 미공개작품들이 포함되어있다.
러시아혁명 1주년이 되던 1918년 31세이던 「샤갈」은 고향 백러시아의 비테프스크에서 예술책임자로 일하면서 혁명기념작품을 제작했으나 대중의 호의적인 반응과는 달리 상급정치기관에서는 작품에 「레닌」과 「마르크스」의 이념이 표현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야했고 이 일로 해서 4년후 망명길에 오른 것.
그는 지난73년 반세기만에 전시회교섭을 위해 모스크바를 잦았고 81년에는 퐁피두센터가 그의 작품을 집대성한 파리· 모스크바전을 열기도 했으나 소련에서의 전시회는 사후 2년만에 비로소 실현됐다.<파리=홍성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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