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교수 "일본 극우수구의 입김이 한국 곳곳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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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지마 류조는 박정희의 자문역으로 활약했고 수출주도형 종합상사체제의 개발 드라이브를 박정희에게 직접 제시하고 지도했다. 전두환에게는 민심수렴을 위한 '올림픽 유치'를, 노태우에게는 대통령제의 문제점에 관한 대책으로 내각제를 조언했다"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전 의문사 진상규명위원장)가 지난 21일 데일리 서프라이즈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1995년 산케이신문에서 출판한 세지마 류조의 회상록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세지마 류조(瀨島龍三)는 일본우익의 거두로 그가 모델이 된 야마시키 도요코(山崎豊子)의 소설 '불모지대(不毛地帶)'가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한 교수는 "세지마를 비롯한 일본 극우수구의 입김이 한국 곳곳에 배어있다"고 지적하고, "1961년부터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친일파 군인의 지배 속에서 30여년 동안 친일명사(?)가 이 나라를 주름잡으며 더럽히고 망쳐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보수 우익은 매카시즘에 매몰돼 반대파에 대한 압살.모략.비방으로 일관했으며 관용성이 결여됐다"며 "보수우익을 자처할 수 없는 세력"이라 일축했다.

한 교수는 또한 "친일파 부류가 일본제국의 정신과 업적(?)을 숭상.찬양.추종하는 심정과 자세는 결코 어느 특정인에 한정되는 우연한 일이 아니다"라며 그 예로 한승조씨를 들었다. "문제는 일제잔재청산 개혁에 대한 우리 기성세대의 지체와 망설임이 치명상이 되고 있는 것을 반성하고 재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일제가 패전한 1945년 이래 친일파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지배하는 사회로 전락해 60년에 이르는 세월을 보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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