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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10명 중 3명 보험 등 금융업종 진출…회계사·세무사 자격증 취득도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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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졸업 후 진로

기초학문인 수학은 의학·공학·IT·물리·화학 등 이공계 학문 뿐 아니라 경영·경제·금융·사회학과 같은 사회과학 등 대부분의 학문과 융합한다. 그만큼 졸업 후 진출 분야가 많고 넓다. 이지훈 중앙대 수학과 학과장은 “대학에 입학해 졸업 후 취업까지 보통 6~7년이 걸리는데, 그 짧은 시간에도 경제동향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수요는 수시로 바뀐다”며 “하지만 수학은 순수학문으로 역사가 가장 긴 학문이어서 시류를 타지 않고 꾸준하게 전문가를 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박춘재 건국대 수학과 학과장은 “수학 기초가 탄탄하면 어떤 분야로 가더라도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며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은 경제·금융·공학·IT 등 다양한 분야로 진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과는 실제로 이공계열 학과 중 취업율이 높은 학과다. 경희대 수학과의 지난해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연계 취업율은 64.3%를 기록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중앙대 등 서울 주요 4년제 대학의 수학과 취업율도 60%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졸업 후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는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금융업종이다. 이 학과장은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하는 학생 열 명 중 셋은 금융업으로 진출한다”고 전했다.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시중은행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정소희(28)씨는 “금융업 중에도 보험사에 취업하는 선·후배가 가장 많다. 학부 때 보험계리사 자격증을 따고 보험상품 개발 전문가로 활동하는 동문도 많다”고 전했다. 정씨는 “대출심사, 보험율 계산 등 금융업 전반에서 전공 과정에서 배운 지식이 요구된다. 학부에서 경영·경제·금융을 복수전공하고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교사, 학원 강사가 되는 졸업자도 많다. 학부에서 교직과정을 밟거나 학부 졸업 후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임용고시를 준비한다. 출판사 등에서 수학 교재 개발자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 박 학과장은 “취업 통계엔 잡히지 않는 학원 강사로 일하는 학생이 많아, 우스갯소리로 ‘수학과 졸업하고 밥 굶는 사람은 없다’는 말도 돈다”고 전했다.

IT업계도 수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 학과장은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도 수학 이론이 많이 적용된다”며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함께 공부하고 졸업 후 IT업계로 진출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했다. 이수준 경희대 수학과 학과장은 “정보통신 관련 보안 산업이 성장하면서 암호학 등을 전공한 수학과 출신에 대한 수요가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계사·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해 관련 분야로 진출하는 이들도 있다. 중앙대 수학과 4학년 이수영씨는 “학부 내내 수를 다루다보니 복잡한 계산과 통계를 다루는 회계사나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기에도 좋다”며 “졸업 후 일반 기업의 재무·회계팀으로도 진출하곤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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